현대자동차는 내년 9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경승용차 "MX(개발명)"
협력업체를 선정하면서 62개사를 경쟁입찰방식을 통해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산업계가 부품협력업체를 경쟁입찰방식으로 뽑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의 경쟁입찰은 부품별로 사양과 재질을 기존 거래관계가 있는 2~3개
업체에 동시에 공개하고 이들 부품업체가 원가 납기 품질수준및 기술수준
등을 계산해 제출한 서류를 실사를 거쳐 낙찰시키는 방식이다.

실사 평가항목중에선 원가비중(65%)을 높여 부품업체의 원가경쟁력을
가장 중시했다.

박승하 승용부품개발실장은 "이같은 경쟁입찰로 MX의 원가가 당초 계획보다
10%이상 낮춰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MX 부품협력업체는 제한경쟁의 성격을 띠었으나 앞으로는 현대와
거래관계가 없는 국내 업체는 물론 외국업체에도 응찰을 허용해 완전경쟁
체제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종도 MX에 국한하지 않고 현대가 생산하는 전차종을 대상으로 하고
품목도 도어레귤레이터 섀시부품류 케이블류 등 62개 부품에서 전 품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는 경쟁을 통해 선정된 업체들에는 과감한 지원에 나서 빠른 시일내
선진업체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선도기업인 현대가 경쟁입찰제로 부품협력업체를
선정함에 따라 기아 대우 등도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이제
부품업계도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 김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