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5형제가 떴다"

행사장에 나선 내레이터 모델들간에 주고 받는 은어다.

"독수리 5형제"란 큰 행사가 있는 날이면 반드시 나타나 기념품을
챙겨가는 60대 할아버지 5명을 일컫는말.

제사에는 관심없고 잿밥에만 신경쓰는 이 할아버지들은 내레이터 모델들
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아예 큰 가방을 들고다니면서 사은품을 몇개씩 달라고 큰 소리를 쳐대기도
한다.

처음에는 괴팍한 할아버지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하도 당해서 달래는데
급급한 실정.

좋은 관람분위기를 위해 되도록이면 조용히 넘어가야 하기 때문.

이래서 "독수리 5형제"는 내레이터모델들에게 경계대상 1호로 꼽힌다.

이밖에도 내레이터모델들은 반말을 툭툭 던지는 아저씨들, 행사장에서
껌을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들, 위아래로 계속 쳐다보면서 음흉한 미소를
짓는 남자들이 딱 질색이라고.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