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최종순간의 우승경쟁 변수는 "코스와 선수"이다.

막바지 4~5개홀의 난이도가 높고 구조자체가 묘하면 승부가 뒤집어
질 수 있고 아니면 "튀는 추격자들"이 서너명쯤 나오며 승부를 스릴있게
만들수도 있다.

그런면에서 96휠라오픈의 최종일 승부는 다소 싱거웠다.

4개홀을 남기고 3타차선두가 이뤄졌는데 그 막바지 4개홀은 홀구조상
뒤집어질만한 "변수"가 별로 없었던 것.

25일 관악CC서코스 (파72,6,741m)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일경기에서
권오철 (40, 팬텀계약프로)은 6언더파 66타의 코스레코드타이기록을
세우며 우승, 총상금 30만달러중 4만8,450달러 (약3,979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4라운드 합계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2위 최경주와는 1타차 승리.

타수차는 1타차지만 뒤집어질 우려는 거의 없는 흐름이었다.

이날 대회내용은 한마디로 권오철이 워낙 혼자 잘 친 경기.

보기없이 버디만 6개 잡았는데 아이언샷이 대개 핀에 착착 붙는 형태였다.

퍼팅거리는 대개 "미터"로 표현하지만 권오철은 "센티 미터"거리가
많았다.

1번홀 (파5,542m) 30cm버디가 그렇고 승부를 결정짓는 14번홀 (파4,333m)
45cm버디가 그랬다.

<>.이번대회는 TV중계편의를 위해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바꿔 사용했다.

평상시의 1번홀이 10번홀이 된 것.

그런데 막바지 14번홀 (평소 5번홀)부터 18번홀 (평소 9번홀)까지는
드라머틱한 요소가 별로 보이지 않는 홀로 볼 수 있었다.

오메가투어측이 집계한 홀 별 평균스코어를 보더라도 난이도랭킹
1-4위의 어려운 홀은 모두 전반에 있었고 후반엔 비교적 쉬운홀들로
통계가 나왔다.

특히 8,9번홀은 난이도랭킹 2,4위로 평균스코어가 오버파인 변수 많은
홀이었지만 14-18번홀은 모두 난이도랭킹 12위권밖의 "이지 홀"들이었다.

이는 선두의 입장을 편안하게 했다.

홀마다 설치된 스코어보드를 보고 자신이 3타차 선두임을 안 권오철은
15번홀부터 안전한 "파 플레이"를 펼치기만 하면 됐다.

반면 추격자들은 4-5개의 남은 홀들에서 버디를 두세개는 잡아야
연장을 바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5,16번홀은 "파는 쉽지만 버디는 우승운"이 있어야 하는
파4홀이고 17번홀은 192m의 파3홀이었다.

또 최종 18번홀은 파5이기는 하지만 거리가 오르막으로 524m나 되기
때문에 "버디 홀"이라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국 끝에서 4번째조로 플레이한 권오철이 총 9언더로 경기를
마친후 나머지조의 추격자들은 최종5개홀에서 역부족인 느낌이 짙었다.

가장 근법한 선수는 최경주 (슈페리어)인데 그는 15번홀과 최종18번홀
버디로 총 8언더파 280타를 만들어 단독 2위가 됐다.

추격자인 최경주와 김영일이 "드라머틱한 연장전"을 바라 보려면
18번홀 이글이 필요했었으나 그 이글이라는게 어디 그리 쉬운가.

전날 1타차 공동3위였던 최상호는 이날 버디4,보기1개로 3언더파
69타였고 같은 포지션의 김영일도 4언더파 68타로 선전했으나 권오철이
워낙 일찌감치 튀는 바람에 모두 역부족인 셈이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