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용자들은 한달 회비인 20달러만 지불하면 인터넷에 들어있는
엄청난 메가바이트분량의 데이터와 음성서비스 비디오등을 이용할수 있다.

사용량에 비례한 요금징수를 하지않는 인터넷 서비스제공업자들은
투자한 만큼 수익을 거둘수 있다는 확실한 보증도 없이 그들의 설비능력을
확충할 것만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이유들때문에 오늘날의 인터넷은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언젠가는 무너지게 돼있다"

미국 전화회사인 나이넥스의 과학기술담당 부사장인 에드먼드
J토머스씨가 주장한 이른바 인터넷붕괴론이다.

인터넷전문가들로부터 최근 간헐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이 주장은
인터넷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과 비례해서 설득력을 더해가고있다.

이 가설이 힘을 얻는 것은 인터넷에 관리운영주체가 없다는 사실에
연유하는바 크다.

인터넷에서 생겨나는 모든 기술상 운영상의 문제점을 주도적으로
해결하거나 통제할수 있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이 쇠락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 순전히 데이터제공이라는 목적에 한정됐던 인터넷
초창기에는 미국정부가 거의 모든 비용을 댔기 때문에 사용료징수없이도
운영이 잘됐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용의 폭과 범위 이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 인터넷이 한계에 봉착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토머스부사장보다 구체적인 근거들을 제시하며 인터넷붕괴론을
주장하는 인물도 있다.

미 정보통신기기 메이커 스리컴 창업자인 보브 메트카프가 그 주인공.

"이더넷"이라는 근거리통신망 (LAN)의 개발자이기도 한 그는 붕괴
요인으로 인터넷이 거액투자에 비해 반대급부가 적고 광고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며 인터넷이 동화상처리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등의 10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인터넷에는 가상 상점가가 즐비하지만 접속자의 절반가량은
장난으로 해보는 넷서퍼들이며 실제 판매는 PC광들을 상대로 한
주변기기와 소프트웨어등으로 제한돼 전자거래가 성립되기 힘들다고
말한다.

또 인터넷을 이용해 금융서비스등 거래가 일정시기에 집중되는 업무를
하는데에는 네트워크의 부하가 늘어남으로써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는
단점이 있으며 포르노에 대한 각국의 단속강화도 인터넷붐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밖에 <>전화회사의 고속통신회선 독점으로 가격저하가 방해돼
월드와이드웹이 질식되며 <>사생활침해로 인터넷에 대한 반동야기
<>웹브라우저 표준화경쟁으로 인터넷 작업가치저하 <>네트워크 안전성
결함으로 인트라넷의 상대적인 확대등을 붕괴근거로 들었다.

인터넷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 가운데는 그 대안으로 인트라넷에
대한 수익성 전망을 높게 평가,인트라넷으로 투자를 전환하기도 한다.

미국 조나 리서치사는 이와관련, 오는 99년에 인트라넷의 호스트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규모가 인터넷에 대한 투자액의 6배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붕괴론에 대한 반론도 적지않다.

전화나 TV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때에도 비슷한 회의론이 제기됐었다며
인터넷의 짧은 역사에 비추어 기술적인 문제들은 앞으로 차근차근 해결돼
나갈 것이라는게 낙관론자들의 견해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