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정 <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이사>

일본의 유력주간지 "주간동양경제" 최신호에 실린 "전환기를 맞은 한국경제
의 현주소"는 우리경제의 최근현황 및 과제를 제3자적인 관점에서 비교적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어, 요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에 몇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 글은 일본시중은행 랭킹6위인 사쿠라은행의 "종합연구소 환태평양
연구센터"의 한 주임연구원이 기고한 것인데 종합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어 괄목할만 하다.

일본은 국책연구소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공공연구소 지역별연구소 금융기관
부설연구소 지방자치단체별 관변연구소 기타 순수 민간연구기관 등에서
한국에 관해 해당 분야별로 집중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축적된
자료의 양 또한 방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는 한국에서 최신 유행하는 만화까지도 입수해서 분석하고 있다
한다.

이처럼 일본은 우리 한국을 손바닥의 손금 들여다 보듯이 속속들이 알고
있으며 이러한 분야별 자료들이 한곳으로 집대성되어 일본의 대한정책의
기초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의 일본에 대한 대응방식이 즉흥적이고 다분히 감정적임에 비추어
일본은 이러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냉정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월드컵 한-일공동개최를 두고 우리의 들뜬 국내 분위기와 일본의 차분한
대응을 보면서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양국관계를
성숙한 동반자관계로 이룩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도 일본을
제대로 아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에 대한 연구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연구.조사된 여러기관의 자료들이 하나로 모아져서 대일정책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