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기수론"을 펼치고 있는 신한국당의 이명박의원이 27일 "차기지도자는
미래에 대한 용기와 비전, 실천.추진능력, 위기관리능력 등이 필요하다"는
지도자론을 펼치면서 다소 우회적이긴 하지만 대권도전 의사를 거듭 피력해
관심을 끌었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의원은 이날 조선호텔에서 열린 신문로포럼(이사장
유광언) 주관 월례조찬회에 참석, "한국경제와 21세기 지도자"를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들은 개혁이 목적이 아닌 개혁을 수단으로
경제대국, 통일국가, 문화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현정부는 과거정권의 정치비리를 과감히 파헤치는 등 정치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21세기는 통치가 아닌 경영
마인드에 입각한 국가경영시대가 돼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평소의 지론대로 "국가경영"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의원은 "1천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와 함께 올해만 해도 1백5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통일은 요원하다"며 "차기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이어 "역사적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고박정희대통령은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와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 강력한
실천능력을 보여 주었다"며 "경부운하건설과 같은 국가백년대계의 사업을
펼칠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의원은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총제적 위기"라고 규정하고 "먼저
한국에서 기업하고자 하는 토양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의원은 "이를 위해서는 임금문제뿐만 아니라 세제 금융면에서 유리한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우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기업규제는
완화가 아니라 서둘러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의원은 특히 고임금문제와 관련,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2배나
높은 영국의 동종 전자업체들이나 미국 포드사 근로자 임금보다 우리가
높거나 같은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할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의원은 이와관련, "최근 선진국들이 값싼 공장용지와 낮은 금리
임금안정을 조건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등 소위 소셜덤핑(Social
Dumping) 현상이 성행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