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의 초급 간부들이 잇달아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어
화제.

지난해 이후 통산부 과장 3명과 사무관 2명이 삼성그룹으로 이직한데 이어
무역위원회에 근무하던 이정식과장(39)이 지난 13일자로 LG그룹 회장비서실
해외영업담당 이사로 갔다.

특히 이과장의 경우 통산부 안에선 상당히 잘 나가던 젊은 관료중 한사람
이어서 "민간기업행"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들.

이과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24회)를 패스한 후 미국
플랭크린피어스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딴 인재.

게다가 통산부에선 미주통상 북방통상 중소기업정책 산업정책 기획예산
담당관실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치며 승진도 비교적 빨라 촉망받던 관료였다.

그가 중앙부처 과장직을 박차고 나간 것은 만성적인 인사적체에다 경직된
조직성격등 공무원이 더이상 비전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게 주변의
얘기.

그래서 인지 통산부 선배관료들은 이과장의 민간기업행을 몹시 안타까워
하면서도 "잘 생각했다. 민간기업에 가서 능력과 소신을 펼쳐보라"(통산부
Y국장)고 격려했다는 것.

통산부의 경우 지난 3월엔 장일형 세계무역기구과장이 삼성전자 상무로
옮겼고 신원식과장(태국상무관)이 작년에 삼성중공업으로 가 근무하고 있다.

그 이전엔 홍순직과장 김영주사무관등이 삼성그룹으로 이직해 각각 경제
연구소 전무와 항공 이사를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퇴역관료들을 영입해 대정부 로비에 이용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정책 경험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경영일선에서 활용
하기 위해 젊은 관료들의 스카우트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