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외항선과 원양어선에 승선했다가 고된 노동등을 견디지 못해 무단
이탈하는 조선족 선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따른 선사들의 조선족 선원채
용 기피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조선족 선원문제는 지난 2일 발생한 페스카마호 선상반란사건이 선상생활
에 불만을 품은 조선족 하급선원들에 의해 빚어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외항.
원양업계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적 외항선과 원양어선에 승선했다가 선박을
무단 이탈한 조선족 선원은 지난 92년 5명,93년 8명,94년 33명에 이어 지난
해에는 69명에 달했다.

해양부는 올 상반기만도 32명의 조선족 선원이 무단 이탈했다고 밝히고
선원이탈이 주로 하반기에 이뤄져온 점으로 미뤄 올해 조선족 선원의 무단
이탈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조선족 선원의 이탈이 늘자 지난해 총 3백39명의 조선족 선원을
채용했던 국적외항선사의 경우 올들어선 15명만을 고용했으며 대신 지난해
24명에 그쳤던 필리핀 미얀마 인도네시아등 동남아국가 선원을 각각 1백64
명,1백18명,39명씩 채용했다.

원양어업계도 올해 채용된 인도네시아 선원수가 처음으로 조선족 선원을
넘어서는등 조선족 선원 채용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해양부는 조선족 선원의 이탈증가현상에 대해 <>저임금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외국인이지만 한국어를 구사할수 있어 한국인 선원과의 말싸움이
잦은 점 <>특유의 느린 작업동작으로 인해 간부선원들의 폭행대상이 되는
점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했다.

해양부관계자는 이와관련,"조선족 선원들의 임금수준이 동남아 선원보다
낮은 점도 이탈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조선족 선원 처우개선과
함께 국내 선사들이 중국현지에서 운영중인 조선족 선원학교의 교육을 강화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