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그럭저럭 했지만 달러값이 올라 망쳤다고 할 정도로 환율이
상반기중 5대 종합상사의 수익성에 미친 영향은 컸다.

6월말 기준으로 대미 달러환율이 1달러당 810.60원으로 지난해말
(788.70원)에 비해 4.4% 절하되면서 5사가 총 240억원의 외환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달러환율이 3.9% 절상돼 379억원의 흑자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대우는 133억원으로 외환수지 적자 규모가 가장 컸으며 이 때문에
경상이익이 3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9% 줄어드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LG상사와 현대종합상사도 각각 85억원과 58억원의 외환수지 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에 타격을 입었다.

환율 다음으로 이들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특별이익이었다.

LG상사는 보유중이던 칠레 동광을 매각해 202억원의 특별이익을 올렸다.

경상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별이익으로 반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7% 늘어난 188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수지의 큰 폭 적자로 경상이익 감소를 겪었던 대우는 244억원의
특별이익에 힘입어 반기순이익이 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8.4% 늘어나자 쾌재를 불렀다.

LG상사는 5대 종합상사 가운데 상반기 매출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6조8,672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73%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뜯어보면 그룹 수출을 대행한 것이 전체 매출의 99.2%로 절대비중을
차지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LG그룹이 수출입 창구를 일원화한 영향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매출은 11조6,172억원으로 31% 늘었다.

그러나 건설부문을 제외하면 반도체 등 주력 상품 수출 부진으로 12%
증가에 그쳐 매출증가가 합병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지타산을 가장 잘 맞춘 것은 현대종합상사였다.

지난 5월1일 대행수수료를 인상, 영업이익이 178억원으로 123.5%나
늘어났다.

다만 반도체 철강 선박 등의 주력제품의 수출 차질로 상반기 매출이
9조5,7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에 그쳤다.

대우는 신시장 개척에 힘입어 전년대비 39% 증가한 9조1,27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외화부채가 적은 선경은 환율변동에도 불구하고 기복없는 영업실적을
내놓았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 늘어난 2조1,033억원이었으며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5억원과 21억원으로 20% 넘게 증가했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