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농사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필자로서는 요즘 꿩먹고 알먹는
격으로 지구당 당원들과 함께 주말농장을 하고 있다.

지난 총선이후 필자와 당원들은 서로 자주 만나서 위로하고 격려하고
오랫동안 함께 지낼 방법을 찾다가 양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강화군
강화읍 국화리 산 기슭에 밭 500여평을 활용해서 주말농장을 하기로
했다.

10년전 신앙으로 맺은 양부모님 (한달수장으로 이경직 권사)도 쾌히
승낙하셨고 당원들도 적극 찬성해 지난 5월부터 주말이면 어김없이
농장으로 가게됐다.

갈 때는 지구당로고가 새겨진 승합차 한대와 승용차 두대로 약
20여명 정도가 참여한다.

처음 몇주는 필자가 경비를 부담했으나 갈 때마다 일에 재미를 느낀
당원들이 스스로 회비제를 채택, 부담없이 다니게 됐다.

오전 8시에 출발해 1시간 반정도 강화까지 가는 동안 당원들간에는
한주간 있었던 화제와 이야기거리로 요란하다.

사무실 운영에 많은 애를 쓰고있는 이용태 부위원장의 노련한 운전솜씨
덕분에 비교적 빨리 도착한다.

여장을 풀고는 남자들은 정재형 사무국장의 안내를 받아 농기구를
메고 밭으로 가고 여자들은 윤필순 김종임 여성부장의 안내로 점심을
준비한다.

가능하면 오전에 밭일을 끝내고 모두들 함께 먹고 마시며 우의를
다진다.

지난 두달동안에 무 배추의 수확도 심심치 않았다.

갈때마다 솎음질한 것을 모두 한 보따리씩 가지고 온다.

토요일에 바쁜 일정이 있는 당원들이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참가자들이 열심이어서 즐거운 시간이 되고있다.

아내인 정광순의 협조도 큰 도움이 된다.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김주석 하용국 부위원장 그리고 이락현
김준식 김명수 최영석 간부와 정혜선 권오윤 최영숙 여성간부 등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지금까지 연 150명 정도가 참여했고 50명 정도는 당원이라기 보다는
한 가족과도 같이 정말 다정다감하게 지내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비어있는 밭을 좀 더 활용하여 보다 많은 당원들을
참여시켜 대가족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때로는 휴일을 이용하여 당원들끼리 만든 "늘푸른 산악회"와 병행하여
산업견학 유적관광 등도 분기별로 다녀올 계획이다.

비록 남남으로 만난 우리지만 생각과 처지가 비슷하기에 그리고 자주
만나서 서로 돕고 정을 나누기에 즐겁고 보람차기만 하다.

앞으로 김장철이 되면 여기서 수확한 무배추 등으로 풍성한 김장을
담글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