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남포공단에 최초로 남북합영회사를 설립한 (주)대우의
기술자들에 대해 체류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하고 경리담당
직원의 상주를 허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주)대우측이 현지근로자들에게 시간외근무수당지급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휴일가동을 시도했으나 북한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원 김영일 교류협력국장은 29일 대한상공회의소 경공업위원회
주최로 열린 "경공업부문의 남북경협전망" 초청강연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김국장은 "(주)대우의 기술자들이 4번째로 방북중인데 이들은 종전보다
1개월 긴 3개월간 북한에 체류할 예정이며 경리담당의 경우 체류기간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한국토지공사가 나진.선봉지대내 한국전용공단으로
점찍어 놓은 나진시 신흥동일대를 영국측과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며
"터치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나진.선봉지대개발과 관련, "북한은 외국기업들과 3억5천만달러의
투자에 합의했고 이중 3천5백만달러가량이 집행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중국과 합작한 6개사의 조업, 더치 쉘의 원유저장 및
공급시설건설 등이 전부"라고 그는 지적했다.

남북경협사업에 관한 실무책임자인 그는 "시범사업여부는 꼭
투자금액으로 가리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금액이 적어야 한다"며 지난
94년 방북한 한 기업의 5천만달러규모 경협사업의 불허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따라 투자한도상향조정 등 경협범위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개선과 제도적 장치마련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북한은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를 통해 전달되는 지원물자의 경우
IFRC명의의 재포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상업적 차원에서 거래되는
설탕 라면 초코파이 등의 경우 영문표기의 포장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언론계와 기업은 대북지원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 허귀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