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오후3시 여의도 광장.

20여명의 젊은이들이 스케이트보드 비슷한 것에 긴 손잡이가 달린
"싱싱카"를 타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여의도 광장을 질주했다.

자전거를 타던 사람들이 이소리를 듣고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이들은 스쿠터도 아니고 스키보드도 아닌 이상한 기구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여름휴가를 충남 대천해수욕장과 동해안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보냈던 사람들중에도 이 기구를 본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가을 국내에 첫선을 보인 "고-패드(go-pad)"가 대학생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다.

"고-패드"는 지난 70년대말 미국에서 개발돼 80년대까지 미국 대학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레포츠기구.

쉽게 말하면 엔진이 달린 스케이트 보드라 할 수 있다.

길이는 1m정도.

긴 손잡이를 접으면 스케이트보드에 부착돼 승용차 트렁크에 넣고
다닐 수 있다.

여의도광장에서 이 기구를 선보인 주인공들은 연세대 고-패드 동아리.

코리아 하이테크사(대표 고종문)가 지난 1년여에 걸쳐 개발, 국산화에
성공한 "고-패드"를 시범 운전하기 위해 모인 것.

동아리 총무 최왕씨(연세대 3년)는 "넓은 캠퍼스내 강의실을 오고
가는데 고-패드만큼 실용적인 운송기구는 없다"며 "특히 학교까지
걸어가기에는 멀고 그렇다고 버스를 타기는 어정쩡한 거리에서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고-패드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고-패드는 구조가 간단한 만큼 타는 방법도 쉽다.

스케이트 보드에 한쪽 발을 대고 다른 발로 땅을 지쳐 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시동이 걸린다.

손잡이에 붙어있는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조작하면서 속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최고 시속이 20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 또하나의 특징.

연료를 가득채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500원.

한번 채우면 40~50km까지 달릴 수 있다.

코리아 하이테크사측은 고-패드의 이같은 안전.편리성 때문에 앞으로
주부들의 시장길, 단거리 출근길, 그리고 레저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554-6290

< 김형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