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레포츠 클럽은 올해 7월로써 3살이 되는 아직은 신생써클이다.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 하지 않는 젊은이들과 그들 못지 않은 정열을
가지고 조금 더 젊어지고 싶은 중년들이 모인 곳,그곳이 바로 한국
디지털 이퀴프먼트 최고의 써클인 레포츠 클럽이다.

창단 했을 당시 여러사람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필자는 20명의
의욕에 찬 젊은이들과 함께 과감하게 조직했다.

반신 반의로 참가신청을 한 사람들과 함께 처음 개최한 행사는 지금은
보편화 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외국에서나 하는 줄로 알았던 래프팅
(급류타기)였다.

회사내의 여러 동료들은 우리가 가면 다시는 못오는 곳으로 가는
것처럼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고 노골적으로 꾸중을 하시면서 그런 위험한
놀이(?)는 하지 말라고 타이르시는 분도 계셨다.

그정도로 레포츠 클럽의 조직은 획기적인 것이였다고나 할까?

첫 모임을 갖던 날 버스를 타고 몇분 되지 않아 새로운 기대감에 버스가
들석거렸고 한탄강을 바라보면서 그 기대감은 배가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준비위원들도 처음이라는 생각에 없어도 될
준비물까지 철저하게 챙겨왔던것 같다.

3인이 1조가 되어 타는 고무보트에 생수 각 1병, 체온이 떨어질때
몸을 덮을수 있는 맥주 1캔씩, 그리고 비상식량인 쵸콜릿과 쵸코바 등을
잔뜩 넣은 비닐봉지를 각 보트에 꽁꽁 묶어 주었고 기념 촬영을 해야
한다며 방수 주머니에 카메라를 이중 삼중으로 넣어 보트에 같이 실었다.

결국 보트 한대가 바위사이에서 뒤집히는 바람에 물속에 갇혀서 정말
유명을 달리할뻔 했던 회원에게 맥주는 생명을 유지시켜준 비상약이
되었고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같이(?) 멋지게 급류를 타는 사진은
단 한장도 찍지 못했다. (아예 카메라는 꺼내지도 못했으니까)

그렇게 우리의 첫 행사는 멋지게 막을 내렸고 해마다 여름이면 레포츠
클럽은 래프팅을 빼놓지 않고 가곤 한다.

래프팅 외에 정기적인 행사로는 패러 글라이딩이 있다.

처음에는 날개를 펴고 접는 일로만 반나절을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해발 100미터의 산에서 비행을 할수 있을 정도의 실력파들이 되었다.

지금도 패러글라이딩 행사를 할때면 강사가 말리는 대도 한번
날아보겠다고 펄쩍 뛰었다가 2미터 상공에서 엉덩이로 수직 하강했던
한 동료가 생각나는데, 비록 강사한테는 혼났지만 뒷풀이에서 그날의
스타가 되었다.

유명산에서 2시간의 비행을 할수 있는 그날을 기대리면서 올 가을에도
레포츠 클럽은 패러 글라이딩 강습회를 계획하고 있다.

여름에는 래프팅, 겨울에는 스키, 봄가을에는 패러글라이딩을 주요
활동으로 하며 써바이벌 게임, 번지점프 등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한달의 한번씩 다체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지금 한국 디지털 레포츠 클럽은 제3기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회원 자격은 1.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디지털 사원
2. 주말이면 어디론가 가자고 옆구리 찌르는 아내와
자녀를 둔 가장
3. 회사에 들어온지 꽤 되었는데 아직 다른 부서 사람들과
사귈 기회가 없어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사원들
4. 생활이 무료해 지신 노인분들
5.제사보다 젯밥 (뒷풀이)에 더 관심이 많은 우아한
청장년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은 누구나 레포츠의
회원이 될수 있다.

올 1년도 한국 디지털 레포츠 클럽은 뭐 좀더 새롭고 재미있는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서 회원 모두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