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정수기업체들이 대대적인 판촉활동에
발벗고 나섰다.

웅진코웨이를 비롯 청호인터내셔날 신성씨엔지등 정수기전문업체들은
제품의 차별화전략과 함께 막대한 광고비를 투입, "자사제품의 장점"을
부각시키는등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올들어 7월까지 TV와 신문에 총 44억원의 광고비를 쓴 것을
비롯 청호인터내셔날이 41억원, 삼성전자가 14억원, 신성씨엔지가 11억원의
광고홍보비를 각각 투자했다.

또 효성듀라인이 약 10억원, 동양매직 6억원, 삼익제약 5억원, 경원세기가
3억원을 각각 광고비로 지출했고 코오롱의 경우 제품출시 한달도 채 되지
않아 2억원을 쏟아붓는등 시장쟁탈전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정수기전체광고비는 17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정수기업체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올해
정수기시장규모가 전년대비 60%이상 늘어난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
되기 때문.

게다가 최근들어 대우전자 코오롱등 대기업이 잇따라 정수기시장에 참여
하는데다 외국의 다단계판매회사들이 국내시장조사를 끝내고 본격 제품판매
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등 심화되는 시장경쟁상황도 정수기업체들의 판촉
강화를 부추기는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판촉광고이며 이는 바로
시장우위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

"자사제품이 가장 우수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한 정수기업체들의 전략 또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TV및 신문매체를 통해 "물보험"이라는 독특한 광고컨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인정하고 가장 믿고 마실수 있는 물을 만든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웅진코웨이를 집에 들여 놓으면 보험에 든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는 의미로 물보험이라는 광고를 표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시간관리개념의 애프터서비스시스템도입과 환경경영을 실천
한다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웅진코웨이의 정수기는 냉온정수기를 포함, 총 7개모델이 있으며 가격대는
63만8,000원에서부터 220만원대까지 분포돼 있다.

청호인터내셔날은 "냉정수기, 냉정하게 선택하세요"라는 광고문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정수기전문업체로 냉정수기에 관한한 최고의 제품이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청호정수기는 업소용을 포함해 총 11종류가 있으며 가격은 100만~300만원선
이다.

신성씨엔지는 최근 그린큐 뉴 가정용냉온정수기를 개발, "43가지물,
마음대로 선택하세요"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정용 정수기 2종류와 냉온정수기를 시판하고 있는 이 회사는 특히
아파트에 신규입주하는 가구를 집중공략하는 차별화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반도체기술=정수기기술"이라는 것을 내세워 자사정수기제품
을 광고하고 있으며 시장에 새로 참여한 코오롱은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걸러내는 역삼투압정수기가 아닙니다. 살아있는 물을 만들어내는 수도직결식
정수기"라는 컨셉트로 홍보하고 있다.

올해 정수기사업에 뛰어든 솔고는 그간 1,300여가지의 각종 의료기구를
제조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알려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
이다.

인체에 필요한 미네랄은 그대로 통과시키고 중금속등 오염물질은 걸러내는
특수필터를 채용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신속한 애프터서비스와 저가격으로 고객만족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유수의 냉온수기전문업체인 엘케이사와 국내독점공급계약을 맺은
녹원물산은 정수능력을 한층 강화시킨 수도직결식의 MSR냉온정수기의 판촉에
적극 나섰다.

물마크획득과 함께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적절한 가격대, 탁월한 정수능력
을 내세우고 있다.

금형전문업체로 최근 정수기사업을 시작한 삼일정공은 자체개발한
"엘림냉온정수기"가 "세균은 없애고 미네랄은 유지시켜 살아 숨쉬는 맛있는
물을 만든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이외에 대우전자는 정수기사업을 위해 "우리정수기판매주식회사"라는 별도
의 법인을 설립, 역삼투압방식의 정수기인 "믿을수정수기"의 본격 시판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꺼리고 있는 방문판매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방문판매등에 관한 법률개정에 따라 한국암웨이 뉴스킨사
렉솔코리아등 세계적인 다단계판매회사들이 대거 상륙, 국내시장조사를
완료하고 제품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중 미국의 렉솔사는 자체개발한 정수기 "클리어소스"의 시판을 시작했다.

가격은 27만5,000원선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방문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정수기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으며 여기에 대기업들이 가세,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