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 조선맥주 진로쿠어스맥주 등 맥주3사가 사운을 건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OB는 한때 국내시장점유율이 60~70%에 달했던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올 여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창업 100주년을 맞은 두산그룹의
간판기업으로서 절대로 1위 자리를 내놓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선맥주는 올해야말로 40년 OB 아성을 무너뜨리고 선두주자로 나서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하이트맥주에 대한 홍보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진로는 지난 94년 맥주시장에 참여한 후발주자로서 연말까지 시장점유율을
현재의 20% 수준에서 30%선으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맹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맥주3사가 저마다 의욕에 찬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시장
상황을 한번에 뒤집을 만한 신제품개발이 없는 상태여서 극적인 역전이나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루한 백병전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맥주3사는 새로운 승부수를 걸기보다는
기존제품의 판매볼륨을 높이는데 치중하고 있다.

OB는 OB라거 카프리 넥스등 다브랜드전략으로 물량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조선맥주는 4년째 히트상품에 선정될 정도로 약효가 여전한 하이트의
판매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진로쿠어스도 서울등 수도권시장에서 카스맥주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
지역 판매신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OB와 조선맥주의 1위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의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거나
시장점유율이 역전됐다는등 상대방의 기를 꺾는 고도의 심리전까지 동원되고
있다.

조선맥주는 공인된 기관의 판매실적에 대한 검증된 자료가 나오기도 전에
자사집계를 근거로 맥주 1위업체로 자임하는등 OB의 신경을 바싹 건드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조선맥주는 지난 상반기중 3,470만상자(1상자는 500ml 20병)를
팔아 선두업체인 OB를 제치고 1위업체로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맞서 OB도 조선맥주보다 110만상자 많은 상반기판매실적을 공개하고
여전히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사가 상대방의 판매실적을 고무풍선에 비유하며 과장된 것이라고 비난
하고 있지만 두업체가 주장한 상반기실적은 그야말로 박빙의 차이라 할수
있다.

OB맥주는 조선맥주가 계속 선두자리를 넘보고 있고 진로쿠어스의 추격 또한
만만치 않음에 따라 업계 1위자리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OB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품목은 OB라거.

이제품은 지난해 7월 시판후 약 4개월만에 판매량이 1,000만상자를 돌파
한데 이어 지난 상반기중 2,700만상자가 팔려 명실상부한 OB의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판매량은 전체 맥주시장의 30%에 해당되는 것으로 스타기근에
허덕이던 OB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20~30대 젊은층을 겨냥, 지난해 7월 시판된 카프리 역시 효자상품이다.

카프리는 고품격의 프리미엄맥주로 기존의 갈색병이 아닌 투명병을 사용
하고 양면인쇄상표를 부착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OB는 카프리가 젊은층사이에서 수입맥주이상의 인기를 끌자 올해 판매목표
를 550만상자로 잡고 있다.

OB는 카프리를 전략상품으로 계속 육성하여 프리미엄급 맥주확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조선맥주는 지난 93년 하이트맥주의 대히트로 4년째 대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40%선에 육박한 조선맥주는 올들어서도 하이트를
계속 맥주시장의 대표맥주로 부각시키며 OB의 1위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조선맥주는 가장 맥주맛을 맛있게 느낄수 있는 온도에서 암반천연수마크가
나타나는 온도감응장치를 부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음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틈새시장공략의 일환으로 가볍게 마실수 있는 250ml 원샷캔제품을 국내
업계최초로 시판,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조선맥주는 연산 50만kl의 강원도 홍천공장이 내년상반기중 가동에
들어가면 맥주품질개선은 물론 풍부한 공급물량으로 소비자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킬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로쿠어스는 주력상품인 카스가 100% 비열처리과정을 거친 우수한 품질의
맥주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올들어 카스판매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폭 늘고 있는 것은 카스가 타사
제품에 비해 목넘김이 상쾌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진로쿠어스는 여성취향의 광고로는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맥주의
주소비층인 남성과 가정소비층을 겨냥한 광고및 소비자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