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과테말라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페루 등 중남미 5개국을 순방하기 위해 오늘
출국한다.

김대통령은 방문국의 국가원수와 정상회담을 갖고 우호증진및 경제협력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경제정상외교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번 방문 대상국들과의
경제협력문제가 현안이 돼있는 대기업들의 최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경제4단체장까지 포함해 모두 41명의 경제인이 참가한다.

이번 중남미 순방외교는 다음의 몇가지 점에서 특히 기대가 크다고
하겠다.

먼저 중남미지역과의 교역증대를 꾀해 최근 침체의 늪에 빠진 우리수출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었으면 한다.

세계육지의 15.1%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에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고 세계인구의 8%를 차지하는 풍부한 시장잠재력을 갖춘 중남미지역은
각국이 눈독을 들이는 신흥 전략지역이다.

우리경제는 중남미지역과의 교역에서 지난 80년대말부터 줄곧 흑자를
기록해 국제수지 균형에 큰 도움을 받았다.

교역 규모도 80년대말의 연평균 33억달러에서 지난해에는 수출 74억달러,
수입 39억달러로 연평균 50%의 급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아직도 이지역 전체수입에서 우리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도
못미치므로 이번 순방외교를 도약의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중요한 대목은 이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우리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활발해졌지만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에
비하면 초라한 실정이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의 해외직접
투자규모는 전년에 비해 46%나 늘어난 3,250억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80년대 중반이후 전세계적으로 해외 직접투자가 교역증가율이나
경제성장률보다 몇배 높은 연평균 30%씩 증가했던 까닭은 직접투자를
통한 현지생산및 판매가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남미지역은 중미공동시장, 카리브공동시장, 안데스협정,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등을 통해 지역경제협력이 활발한만큼 우리기업의
직접투자진출이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현대그룹이 지난 30일 총 33억8,000만달러 규모의 남미지역
직접투자계획을 발표했고 삼성그룹도 전자통신분야를 중심으로 이지역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키로 한것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이번 순방을 계기로 지리적으로 먼 만큼이나 문화적 사회적으로
소원했던 이지역과의 교류확대가 세계화구호에 걸맞게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 60년대말부터 80년대중반까지 정정불안과 외채위기에 시달렸던
이지역은 90년대 들어 정치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자유화 개방화 민영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민주화의 진통을 겪었고 최근에는 세계화를 추진중인
우리로서는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문화적 정치적 유대를 강화할
필요가 크다.

김대통령의 중남미순방이 이같은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