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주 3일 경제장관회의를 갖고 "경제난"해소를 위한 포괄적인
경제운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성장 물가 경상수지등 세마리토끼몰이가 모두 위협받는 상황까지 다다른
우리경제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타파하기위한 대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은 1일 한승수경제팀의 대책발표에 앞서 김중웅
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 김태일 전경련이사 박진근 연세대교수 신원식
무역협회이사 이강남 한국은행조사1부장(가나다순)등 각계 경제전문가
5명에게 "최근 우리 경제의 진단과 처방"에 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이 내린 진단을 들어본다.

<편집자>

======================================================================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경제가 당면한 어려움은 "고비용-저효율구조"로
요약되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점과 원화절상등 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진단했다.

경기가 순환적으로 하강국면에 접어든데다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가치관을 갖지 못한채 사치성 과소비에 치중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했다.

또 시장개방에 따른 급격한 대외경제여건변화에 정책대응이 미진했던
점도 경제위기를 부채질한 원인으로 꼽았다.

김태일 전경련이사는 "경기의 순환적인 하강국면진입에다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겹쳐 성장기반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이사는 특히 <>선진국에 비해 2~4배높은 금리 <>선진국보다 10~20배
비싼 공장용지가격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2배 높은 물류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국가들중 가장 비싼 인건비등 우리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경제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남한국은행조사제1부장도 "우리경제의 어려움은 엔화약세와
반도체가격의 폭락및 해외 수요둔화등 외부적 요인에도 일부 기인하고
있으나 노동 토지등 생산요소시장의 경직성에서 비롯된 "고비용-저효율"
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에 근본원인이 있다"며 "80년대후반이후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지속됨에 따라 임금 금리 지가등 생산요소비용이
크게 상승한데다 기업들의 재무구조취약과 기술축적미약등으로 경기대응력이
약화된 것도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가져온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진근 연세대교수는 "원화의 엔화에 대한 과대한 평가절상으로
수출총액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중화학공업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돼 수출이 둔화됐으며 수출부진은 설비투자둔화로 이어져 성장률이
6%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신원식한국무역협회이사도 "수출이 크게 부진한데다 설비투자 마저
위축돼 경제위기가 초래됐다"며 "수출부진은 반도체등 일부품목의
해외수요둔화에도 그 원인이 있으나 직접적인 원인은 우리의 국제경쟁력
악화"라고 주장했다.

김중웅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은 "우리경제가 엔화연동형 경기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엔저현상에 의한 전반적인 수출부진과 투자위축이
경기침체의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원장은 이외에 <>수출구조가 너무 단조롭고 <>자유화와 시장개방에
따른 급격한 대외경제여건변화로 우리의 정책대응능력이 취약해지고 있으며
<>다음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채 사치성과소비와
근로의식저하등 경제윤리가 타락함으로써 국민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크게
잠식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