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지교는 합심하면 그 날카로움이 쇠와 같고 그 향긋함이 난초와
같다는 말로 친구의 두터운 정의를 이르는 말이다.

강북구청 난우회는 강북구가 95년 3월1일 도봉구에서 분구되어 7월1일
민선자치시대를 맞이하여 활발한 대민봉사를 펼치던 시기에 조직되었다.

이 모임은 1년 전 필자의 제의로 공직사회의 계선조직의 단점을
보완하여 조직의 원만한 단합과 발전을 위해 김휘수 회장을 중심으로
5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난이 인간에게 인생의 바른 길을 가르쳐
주듯이 회원들끼리 업무를 서로 의논하고 협조하여 살기 좋고 살맛나는
강북구를 만들기 위해서 구성된 동호인 모임이다.

물관이 온누리를 휘달리기 시작하는 4월 14일 새벽 4시 싸늘한
어두움을 헤치며 40명의 회원이 구청광장에 집결,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간단히 여장을 푼 후 회장의 회원들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내용인즉, 상경에 따른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하여 낮 12시30분까지
하산토록 하였다.

산에 오르자 솔잎 사이로 흐르는 햇빛이 밤새 가느다란 잎새에 머금은
옥구슬을 굴리며 긴 목을 빼어든 난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우리를
반기었다.

변이종의 난 산채를 위한 무아지경에 이르다보니 어느덧 하산시간이
되었다.

하산 후 40명의 회원중 이강한 회원이 출발시간이 1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회원 모두는 걱정하면서 찾기 시작했다.

10분 후에 "변이종이다" 하는 메아리가 변산반도를 뒤흔들었다.

회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이것이 금난지교의 참모습이 아니겠는가.

사람이 늘 즐거우면 몸속의 모든 건강 물질이 활성화되어 킬러세포라는
것도 신이 나서 맹활약을 하여 세균과 암세포를 무차별 공격 격파 한다니
일소일소일로일노라는 옛말을 생각하며 난을 주고 받는 가운데 진솔한
우정을 나누고 난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항상 즐겁기만 하다.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가르쳐 주듯이 우리 난우회는 자연을 보호하며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 채란을 가서 몰지각한 사람들이 뽑아 놓은
난을 잘 심어 놓고 보호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진정한 난인으로서 난을
사랑하며 난에서 배운 인생의 참삶을 40여만 구민들께 전하고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