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지속되지도 않고 너무도 빨리 낡은 것이 돼 과거가 된다.

가속도가 붙은 현실앞에서 모든 것은 무기력해진다.

최근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엉망이다.

물가 불안, 금리 불안정, 여기에 수출부진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등.

정부도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던 의욕을 포기한채 기업의 활력 회복이라는
초보적 단계부터 다시 다지고 있다.

최근의 증시상황도 너무나 비관적이다.

주가 바닥을 점치기에는 아직도 미래가 어둡고 불투명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에르도 절망과 슬픔의 저편에는 희망과
기쁨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미래의 시작인 동틀무렵이 가장 어둡기는 하지만 곧바로 아침
햇살이 온누리를 비추는 판도라의 상자가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하고 싶은
심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