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중 5대 시중은행의 영업실적은 "2강3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상업은행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흑자전환됐고 조흥은행도 증가율이
매우 컸다.

반면 막대한 부실채권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일은행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은행예금의 지준율 인하등에 힘입어 은행의 평균마진율이 올 상반기중
3.69%로 전년동기보다 0.75%포인트나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방은행이나 소형은행들보다는 몸집이 무거운 5대은행들의
대응이 전반적으로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상업은행의 흑자전환은 드라마틱하다고 할만하다.

상은은 지난 93년말 명동지점장 자살사건이후 한양부도등 악재가 잇달아
지난해 상반기중 467억원의 영업이익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업증권(현 일은증권)을 매각하는 등 피나는 자구노력을 거쳐
올해는 666억원의 흑자를 일궈냈다.

순이익도 349억원에서 793억원으로 127.4%나 급증했다.

부신여신비율도 0.7%로 5대시은중 가장 낮아졌으며 자기자본이익률은
10.4%로 1위를 기록했다.

리딩뱅크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조흥은행은 영업이익을 15억원에서
874억원으로 늘렸다.

부실채권비율을 1.7%에서 0.8%로 절반 가까이 떨어뜨리면서 확대된
마진율의 혜택을 가장 많이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대비되는 곳이 제일은행이다.

상반기중 제일은행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00억원.

전년동기보다 적자규모가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과 수년전까지만해도 명실상부하게 "제일"이었던 제일은행의 명예를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원건설 우성등 대규모 부실기업에 대한 사후처리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있는 셈이다.

서울은행은 영업이익의 적자가 확대된 유일한 은행이라는 딱지를 달고
다니게 됐다.

업무이익도 5.1% 줄어드는 등 영업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골치를 썩이고 있는 건영문제도 아직까지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