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김영근특파원 ]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최대관심사는 중국의 부동산경기다.

해가 바뀔때마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70~80%까지 오르는 집과 사무실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신규로 중국내에 공장을 건설하거나 사무실을 두려는 기업들은 임대
하는 것이 좋은지, 아예 매입하는 것이 경제적인지를 비교하느라 부산하다.

한국기업들이 "폭등"이라는 용어를 서슴없이 쓰는 중국의 부동산경기현황을
주요 도시별로 진단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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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 >>>

최근 폐막된 북경주택 부동산전시회는 북경사람들의 주택에 대한 수요를
엿볼수 있는 자리였다.

개막첫날부터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대거 몰려드는 바람에 발디딜틈없는
성황을 이뤘다.

북경지역 부동산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부동산 구매열기가 극에
달해 있고 당분간 주택 사무실등의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들은 이런 결론을 내리는 근거는 이렇다.

우선 두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조치는 은행의 돈을 부동산으로 내몰고 있다는
분석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은행이자 대신에 단기차익을 노린 부동산매입으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개혁과 개방분위기를 타고 현금을 모은 사람들이 아파트나
상가 등의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

현재 재래시장의 1.5평방미터짜리 점포는 연초보다 30% 가량 오른 보증금
5천원(한화 50만원)에 월세 5백원선이다.

이밖에 북경지역 부동산값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은 주기설이다.

가파르게 오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폭이 둔화된 것을 감안할때 올
연말쯤부터는 또다시 잰걸음으로 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 상해 >>>

이 곳의 부동산 경기도 상승국면이 계속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상해의 부동산 상승율은 북경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상해 포등지구 등에 외국기업들이 대거 몰려들고 기존 주거와 사무실기능이
혼합된 도심지에서 외곽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추세도 부동산값 상승의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뜨거운 상해부동산시장"을 식힐 요인도 있다.

주택수요의 급증에 맞춰 조립주택과 표준화주택등이 대량 공급될 예정
이어서 일정 수준에서 상승폭이 꺾일 것이라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설명
이다.

<<< 광주 >>>

상해와 북경에 비해선 부동산가격이 안정된 지역이다.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만큼은 안되지만 아파트 상가 등의 공급이 상당 수준
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 1.4분기중 광주지역에 건설된 주택건설면적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3.7% 증가한 34만9천평방미터이며 새로 택지로 공급된 면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3% 늘어난 50만4천평방미터에 달한다.

광주지역의 부동산값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행정당국
이 50~70년짜리 장기임차의 단독주택과 아파트 상가등의 건설을 득려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현재의 부동산값 안정세는 내년초쯤 "상승"쪽으로 균형이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해남 >>>

꾸준한 상승세와 함께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월 20~30%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요자들은 "기다려보자, 기다리면 꺽일날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 하며 값이 안정되길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해외기업의 해남도진출이 급속히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희망대로 될지는 의문이라는게 부동산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