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장유면에 자리잡은 (주)경도(대표 주원돈).

지난 87년 환경오염방지시설업과 산업기계설비업을 목적으로 자본금
5,000만원에 설립됐다.

설립당시 10여명의 직원에 연간매출액이 5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영세업체였지만 지난해엔 329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으로 훌쩍 성장했다.

불과 9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처럼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창업자 주사장의 몇년 앞을 내다본
사업가적 선견지명이다.

87년 당시만 해도 기업들의 환경문제나 환경오염방지시설에 관한
인식은 극히 미미할 때.

그러나 선진국들의 강화되는 환경규제움직임을 미리 파악한 주사장은
우리 기업들도 설비증설 못지 않게 이 부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해질 것으로
판단,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최소 3~4년간은 적자를 보더라도 앞으로의 잠재성을 보고 사업에
착수했다"는 것이 주사장의 얘기다.

주사장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기업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93년부터 10억원 안팎에
머물던 매출액이 가파른 상승커브를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92년의 매출액(16억원)보다 무려 3배이상이나 증가한 5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작하자 이후부터는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94년 162억원에 이어 지난해 329억원까지 치고 올라간 것.직원규모도
100명을 넘어섰다.

이 회사의 주력제품은 용광로나 전기로등에서 발생하는 먼지등
오염물질을 한데 모아 처리하는 집진설비.

지난해엔 동양최대의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는 한보철강으로부터 150t규모
전기로의 집진설비를 수주받아 분당 4만3,300 를 처리할 수 있는 집진설비를
공사완료했다.

올해엔 이보다 큰 200t규모의 전기로에 들어가는 집진설비를 수주, 분당
5만2,000 처리용량의 설비를 공사중에 있다.

집진설비 자체가 이처럼 대규모이기 때문에 보통 건당 수주금액도
100억원이 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수주만 원활히 타결된다면 중장기매출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일반기계설비업 부문에서도 지난해 대동조선의 크레인
15기를 47억원에 수주, 제작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엔 한라중공업으로부터
총 32기의 크레인을 130억원에 일괄수주받아 공사를 진행중이다.

주사장의 사업가적 선견지명과 대규모장치산업이 갖는 이점외에도
자율적이고 가족적인 회사분위기도 이 회사의 가파른 성장에 큰 몫을 했다.

박문수 기획조정실과장은 "중장기 비전에 대한 인식을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뭉쳐 있다.

또 회사에서도 임금 복지수준등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든든한 힘이 된다"고 말했다.

환경기사 수질기사 대기기사등 각종 환경관련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인력들도 경도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 회사는 말단사원에서부터 대리 과장 차장등 대부분의 직원들이
수질기사 품질관리기사 폐기물처리기사등 자격증을 1개 이상씩은
갖고 있는 게 보통이다.

이 회사는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계열사 경도철강과 경도건설의
마무리작업이 완료되는 오는 98년께는 연매출 6,000억원의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