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현재의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수익성확보와 원가절감을
축으로 하는 "경영의 기본다지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위해 기존 조직.인력의 재배치와 사업구조 및 품목의
조정, 생산성 향상운동 등 능동적인 불황타개 작전에 돌입하고 있다.

조직인력의 재배치는 특히 영업부문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이라크사태 돌발로 유가와 환율동향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다각적인 대응책마련에 착수했다.

포항제철은 최근 "경제성 마인드 1백대 지침"을 마련, <>경비지출
최소화 <>물량보다 수익성 <>효율과 이익 최우선 등의 행동강령을
전 직원에게 배포했다.

포철은 이같은 방침의 일환으로 우선 내수(포스틸)와 수출(포스트레이드)
로 이원화된 판매조직을 포스틸로 일원화했다.

LG그룹에서도 LG정유유통과 LG정유판매를 올해말까지 합병, 관리부문의
유휴인력을 모두 영업일선으로 전진배치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최근 국내정비조직과 해외정비조직을 통폐합,
정비본부로 발족시켰다.

박병재 현대자동차사장은 "유사조직을 통합해 한목소리를 내고 조직의
효율성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통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인천제철도 유사공장 책임자를 통합해 연구개발조직으로 재배치키로
하고 내주중 조직개편을 단행할 방침이다.

이같은 조직개편은 업적평가제를 도입,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는 업적 위주의 평가체제를 토대로 우선 내년부터 전 임원에
대해 연봉제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이 매년 연말의 임원인사를 연초로 변경한 것도 실적과 능력
위주의 인사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것으로 "인사의 기본"을 찾겠다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계는 최근 한계사업 정리와 조직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사업구조
부문에서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LG미디어의 CD롬 타이틀 사업부문과 이벤트 사업부문을
LG전자 CU와 LG애드로 각각 이관했다.

이는 그동안 진행돼 온 계열사 통폐합(예컨대 종합상사+건설사)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었던데 반해 사업 스크랩 또는 사업축소
차원의 통폐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계사업의 스크랩 뿐만 아니라 무수익 제품 스크랩 전략도 도입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소형가전부문의 품목수를 지난해 50여개에서 올해 28개로
대폭 축소키로 한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한편 재계는 이라크사태가 또한번의 중동쇼크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각 그룹들은 품목별 지역별 수출및 투자전략을 재점검하는 동시에 에너지
절약 등 근본적인 ''버블제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