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삼성전자(주)가 강남구 도곡동에 건설을 추진중인 1백2층규모
건물을 조건부로 허용키로 했다.

서울시는 건축위원회를 열고 신축건물 예정지 인근의 2차선 도로를 4차선
으로 확장하는 비용을 삼성측이 부담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이 빌딩의 신축
을 허용키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따라 강남구는 서울시를 경유해 건설교통부에 이 빌딩 신축계획의 사
전승인신청을 할 수 있게 됐으며 건설교통부의 중앙건축위원회 심의절차등
을 거쳐 사전승인이 나가게 되면 최종적으로 강남구가 건축허가여부를 결정
하게 된다.

신축되는 건물은 지상1백2층 지하8층에 연면적 48만7천1백68제곱미터규모
로 높이만도 3백96.2m에 달한다.

삼성측은 연내에 착공,오는 2003년까지 이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번 건축위원회의 심의에서 위원들은 건축물이 저층으로 건설돼 법적으
로 가능한 용적률인 1천%가 적용되면 1백2층빌딩(용적률 7백83%)보다 오히
려 고밀도로 개발돼 여유공간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문제점이 나타나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게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또 도심지에 고층건물을 신축하면 서울의 역사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지
만 이번 경우처럼 강남 외곽지역에 고층빌딩이 들어서면 강남을 대표하는
건물로서 상징성을 가질 수 있고 건축기술도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
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양재천변 도로를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고 영동 3교와 4교구간 사이에 지하차도를 신설하며 6개의 램프를 마
련토록 한 교통영향평가 결과를 삼성측에 이행토록 했다.

한편 인근 대치3지구 주공2단지아파트등 주민들과 숙명여고등 학교들은
이곳에 1백2층짜리 초고층빌딩을 지을 경우 교통혼잡으로 생활권이 침해당
한다며 강남구에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김남국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