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작전이 미사일공격개시후 3일째를 맞으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걸프만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기본적으로
빌 클린턴정부의 태도에 달려있다는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라크가 스스로의 군사력을 감안해 반격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제를
깔면 이라크 사태를 선거전에 유리하게 이용한 클린턴으로서는 더 이상의
모험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비난하고 있는 국제여론도 이같은 분위기조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중동전문가들의 분석은 미국이 지난 1차와 2차 미사일공격때 "제한적
인 목표물"을 되풀이 강조한 점을 중시하며 미국의 추가 공격을 배제하는
시나리오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 것은 미국정부가 이번 군사작전에서
얻으려 했던 소기의 목적인 이라크의 "방공체제 무력화"를 달성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당초 군사작전목적은 이라크 남부의 비행금지구역을 북위32도이하
영공에서 33도이하 영공으로 확대해 사담 후세인측의 행동반경을 축소
시키자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자연히 미군이 확장된 비행금지구역에서 순찰작전을 담당할 아군기의 안전
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면서 이라크군의 방공체제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7기의 크루즈미사일이 발사된 2차공격의 성격에 대해 미국방부는
1차공격에서 파괴되지 않은 방공망의 청소작업작전(Mop-up Operation)으로
규명해 왔다.

이를 뒷받침하려는듯 유럽 방문길에 오른 워렌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3일 미국의 "청소작업 작전"이 일단 성공한 것으로 미정부가 자체 평가하고
이에따라 연합군 공기조종사들의 순찰비행에는 전혀 위험요소가 없음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크리스토퍼장관이 이같은 위험요소제거를 들추어가며 확대된
비행금지구역 순찰임무에 프랑스도 참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마하고 이번사태를 조기에 마무리 지으려는 미국측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클린턴정부는 이번 공격으로 국내지지를 얻어냄으로써 11월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ABC뉴스의 조사결과 미국인 79%정도가 클린턴의 공격감행에 찬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교적으로는 영국 독일 일본등 몇나라만 제외하고 국제적인 비난이
비등한데다 특히 프랑스가 반기를 들고 나섬에 따라 추가 공격을 감행해
국제적으로 더 이상 얻을 소득이 없어진 셈이다.

확전이 될 경우,지상군까지 투입하게 되면 미군사상자 발생이 불가피해지고
이는 클린턴의 선거운동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을 감안해 볼때 미국측이 문제를 확대할 요인은 없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후세인의 태도에 달려 있고 그의 돌출행동이 없는한 현 소강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양현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