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여성들의 올 하반기 취업전망은 어둡지만은 않을 것 같다.

각 기업의 공채규모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성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리크루트에 의하면 올 하반기에 취업시험을 치를 여대생은 모두 6만명.

이 가운데 1만8,000명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0대 그룹에 4,000명(22%)정도가 입사하고 중소기업 9,000명, 계약직및
아르바이트로 5,000명정도가 취업한다는 예상이다.

전체적으로 3대 1정도의 경쟁률이 되는 셈이다.

특히 50대 그룹의 경우 여대생채용비율이 지난 90년 4.2%에서 93년 9.7%,
95년 11.3%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는 12~15%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형남 리크루트본부장은 이에 대해 "대기업들이 디자인 홍보 전산파트
등 특정 직무에 여성인력이 남성보다 훨씬 생산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시계약직 파트타임제 파견근로자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도 여대생채용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업전문가들은 삼성 두산 금호 이랜드 등 여성인력 활용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거나 한진 한일 롯데 제일제당 등 여성 서비스인력 수요가 많은
그룹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한다.

삼성그룹의 경우 작년부터 학력과 성차별을 철폐한 "열린채용"을 채택하고
있어 여대생이라면 한번쯤 노려볼 만하다.

지난 상반기 삼성은 신규채용인원 4,500명중 20%를 여성인재들로 채웠다.

이는 지난해 채용한 6,000명 가운데 900명(15%)이 여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라 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여성채용 증가 경향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디자인 전산직 부문에서 많이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대졸 여사원들이 자기몫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따라 지난해부터 각 계열사에 공채인원중 최소한 20%는 여성을 뽑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여대생들에게 문호를 크게 열어 놓았다.

지난해엔 전체 450명 가운데 99명을 뽑았었다.

공채와 함께 직원들이 모교를 방문해 현장에서 지원자들을 모집, 인터뷰를
실시하는 "리크루트"제를 병행하고 있는 금호의 경우도 졸업예정 여대생들
이라면 적극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10월중순부터 서울의 대부분 대학들과 지방국립및 주요대학들을 돌며
진행하는 선배사원들의 "모교 설명회"에서 일단 취업지원 기회를 얻으면
공채과정에서 우선적으로 입사를 고려한다는게 금호 인사담당자의 설명이다.

그러므로 이미 입사한 선배들에게 미리 연락해 정보를 얻어둘 필요가 있다.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랜드는 예년의 경우 거의 공채인원의 3분의 1
이상을 대졸여성으로 뽑아 왔다.

올 하반기 400명 공채계획을 갖고 있는 이랜드에는 최소 100여명 이상의
"여대생용" 일자리가 있는 셈이다.

이밖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대생 의무채용비율을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10% 내외에서 여성인력을 선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외국인 회사도 여성들이 노려볼만한 곳이다.

외국인 회사는 국내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녀 차별이 적고 보수도
괜찮은 편이다.

또 대부분 업체들이 주5일 근무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을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외국인 회사의 문을 두드려 볼 필요도 있다.

외국인 회사 취업에는 모회사가 속한 나라의 언어정도는 능통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외국인 회사는 특별히 공채기간을 정해두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취업하고자 하는 업체의 채용방식을 상세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외국인 회사는 대부분 인원이 필요할 때마다 신문광고 등을 통해 공고한후
인터뷰를 거친 다음 채용하거나 연중 계속 이력서를 받아뒀다가 인력이
필요할 때 개별적으로 연락, 채용을 결정하기도 한다.

여대생들로서는 또 수시채용이 많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수집을 철저히
해 "몰라서"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여성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여대생취업은 남학생들보다
어려운게 사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바뀐 "품성과 능력" 위주의 입사제도에 유의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