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과 인터넷이 열풍처럼 번지면서 이제 문학계에서도 기존 문학을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 통신문학이 주목받고 있다.

PC통신이 탄생시킨 최고의 통신작가는 단연 이우혁씨(32).

그는 지난 93년 여름 한국PC통신 하이텔의 공포/SF란을 통해 "퇴마록"을
발표, 순식간에 온라인작가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퇴마록은 이듬해 책으로도 출간, 100만부 이상이 팔려나가 94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가 통신에 입문한 것은 자동차부품종합기술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지난 93년3월.

지방에 위치한 자동차회사들에 PC통신을 통해 자동차 관련도면을
전송하려는 시도가 네티즌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

그의 시도는 당시 문서보안상의 문제로 실패로 끝났지만 이때 맛본
통신의 세계는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그해 7월 우연한 기회에 공포 및 환상을 주제로한 글들을 통신에
올렸고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았다.

지난해에는 퇴마록을 각본으로 한 머드(온라인다중)게임인 "퇴마요새"를
제작, 온라인 게임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PC통신이 아마추어 작가들에게는 등단과정등을 거치지 않고
독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최선의 집필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많은 수가 청소년들인 점을 감안,
이들의 호기심이나 일시적 자극에 호소하는 편협한 집필활동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내 네티즌들의 통신활용능력은 세계최고의 수준이라고
들려줬다.

PC통신에서의 체계적인 동호회활동은 외국에서는 예를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

이에비해 비싼 통신비용과 느린 통신속도 등 이용환경은 최악의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PC통신을 새로운 문화적 구심점으로 만들기 위한 통신인들의
열정은 물론 이용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및 관련사업자들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글 유병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