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은 바르게 했지만 처방이 없다"

한승수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이 발표한 이른바 "9.3경제대책"을 평가
하는 신한국당 "경제통" 의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6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한부총리와 당내 경제전문의원들이 총 출동한
가운데 열린 "경제현안 정책간담회"에서도 "총론공감, 각론결여"가 이들의
공통된 화두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홍구대표 이상득정책위의장 손학규제1 이강두제2
정영훈 제3정조위원장등 주요당직자는 물론 심정구 최병렬 황병태 차수명
나오연 김영진 이명박 강현욱 한이헌 황성균 주진우의원등이 참석, 경제
난국 극복방안을 논의했다.

당측의 목소리는 "새 경제팀의 경제상황인식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정책방안제시라는 처방이 부족하다"로 모아졌다.

"나웅배 경제팀"이 경제상황에 대한 "안이한" 시각으로 문제가 됐었던
점에 비하면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새 경제팀 역시 우리 경제의
고질병을 치유하기 위한 대안제시의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황병태 나오연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중 제도개혁차원에서 논의할 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시행을 연기하든가 보완하자는
지적도 제시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황의원은 또 "경제체질을 선진국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의원은 "정부가 금리상승으로 인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경기부양책을 펴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
하다"고 지적했다.

이의원은 2급이상 고위공무원 임금동결방침에 대해 "과거 관주도의 정부
아래서는 상징적 의미로서 실효를 거두었지만 민간 주도의 경제체제에서는
효과가 없다"며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져 역효과가 날수 있다"고 말했다.

차수명의원은 "중소기업 어음할인기금을 1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전체 거래의 60%이상을 어음으로 처리하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근본적인 대책이 될수 없다"면서 "이때문에 당에서 어음보험제도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는데도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진우의원은 "경상수지 적자가 나는 것은 정부의 수출지원이 반도체
자동차 조선등 특정산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경공업이나 농수산업
등에 대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관련, "이문제를 정치적인 논리로
풀어가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선진기술 습득등 기대효과도 있지만
현재 경제상황을 볼때 가입자체가 설득력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