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량의 전류만 흘려주면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변하는 유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전기화학연구실 조원일박사팀은 삼성코닝과
공동으로 3년간 연구한 결과 전기적 신호만으로 순식간에 색깔이 변해
햇빛 투과량을 조절할수 있는 "스마트창" 시제품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조박사팀이 개발한 스마트창은 고분자전해질과 고체전해질 방식의 2종.
두장의 얇은 유리사이에 이들 전해질이 삽입된 박막형태의 텅스텐산화물
이나 니켈산화물을 끼워넣은 뒤 1.5V의 전류를 흘려주면 투명한 유리가
2~3초만에 짙은 푸른색으로 변하며 햇빛을 60%까지 차단한다.

시제품의 크기는 고분자전해질방식의 경우 가로 세로 20 , 고체전해질
방식은 가로 세로 10 이며 수율은 50%정도,최대 1만2,000~1만5,000번까지
변색시킬수 있는 것으로 시험됐다.

삼성코닝은 KIST와는 달리 대형화가 용이한 유기화합물(인듐틴옥사이드)
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개발중이다.

유기화합물방식은 사용하는 원료에 따라 여러가지 색깔을 내는 장점이
있다.

이 회사는 가로 40 ,세로 60 크기의 시제품을 만들어 변색률과 내구성을
테스트중인데 내년께 상용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연구결과를 내고 있는 업체는 일본의 아사히
글라스로 가로 30 ,세로 40 크기의 제품을 개발,건물창으로 사용할 수있는
지를 시험중이다.

이 회사는 가로 60 ,세로 80 크기의 대형제품도개발했으나 내구성문제로
아직 상용화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안경등 소형제품
은 실용화돼 쓰이고 있다.

미국에서도 관련제품 개발연구가 활발해 야간운전시 뒤따르는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반사를 막기 위해 자동차룸미러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급승용차에 이를 수입해 장착하고 있다.

조박사는 "안경이나 여성용 컴팩트에 부착되는 거울등을 포함한 소형 아이
디어상품부터 이 유리를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박사는 또 "이 유리를 대형화해 건물창문으로 쓰면 냉난방효과를 높여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며 실내장식이나 칸막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