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일본 은행들이 부실채권상각으로 악화된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신규주식
발행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같은 은행주식 매입에 신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8월 23일 사쿠라 은행이 일본은행중 5번째로 우선주를 발행하기로
결정했으며 도카이은행 스미토모은행등도 신규주식을 발행했거나 발행을
약속한 상태다.

일본 은행전체의 신규주식발행규모는 약7,500억엔(70억달러)에서 3조엔
정도에 이를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주식발행이 안전한 처방만은 아니다.

은행들의 부실채권규모가 대장성의 발표수치(35조엔)보다 훨씬 많은데다
은행의 대출규모도 급증하고 있기때문이다.

미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의 베스티 다니엘 금융분석가는 부실채권규모가
적어도 47조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100조엔이 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각은행의 부실채권 보전액은 11조4,000억엔에 그치고 있다.

부실채권총액의 4분의 1만 커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부실채권 보전을 위해 이전에 투자해놓은 다량의 증권을
매각했다.

그 결과 대부분 은행들의 자본비율이 국제결제은행(BIS)의 기준치인
8%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면 은행들은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원하든 원치않든 간에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해야하는가.

그렇지않다.

그보다는 대출을 줄여서 자산을 축소해야한다.

문제는 일본에서의 대출사업은 수익성이 없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대출중 30%가 성장세를 구가하는 대기업에 집중돼있는데
최근 은행들은 대기업에 대한 융자를 줄이고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융자를 늘리는 추세이다.

대형 은행들은 이와 함께 마진폭이 높은 아시아지역에 대한 대출을
확대시키고 있다.

그러나 과포화상태에 이른 은행숫자때문에 마진을 높이기위한 대출확대가
효력을 발휘하기에는 적합치 않다.

일본은행의 대출규모는 총 721조엔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GDP의 148%에
해당한다.

미국의 2조7,000억달러(GDP의 38%에 해당)와 비교할 때 엄청난
수치이다.

모든 은행들이 앞을 다퉈 대출에 나서기때문에 수익성높은
아시아시장에서도 높은 마진폭을 얻기힘들다.

대장성은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위한 효과적인 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금융시스템전체에 미칠수 있는 여파를 우려해 은행의 파산선고를
통한 금융기관의 덩치줄이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장성이 곤경에 처해있는 은행들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를 강화하거나
부실채권규모를 공개토록 강요한다면 부실은행들은 자연히 파산하게 된다.

더욱이 주전처리계획에 따라 통과된 법안은 대장성이 일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을 파산시킬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법안은 오는 98년 4월이후에나 효력을 발휘한다.

대장성은 아직 어떤 기준이 적절한지조차 결정하지못했다.

대장성이 대형은행의 파산사태로 초래될 부작용을 염려한다면
금융시스템의 긴장을 다소 완화시키는 해법을 동원할수도 있다.

지금껏 은행에 금지되어왔던 생명보험이나 투자신탁거래등을
허가해줌으로써 은행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한 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다.

< 정리=김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