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요청한다면 콜레라 등 전염병 이동을 남북한이 공동
논의하기 위한 국경간회담 (BORDER MEETING)을 주선할 용의가 있읍니다"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막된 제47차 WHO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
지역회의를 총지휘하고 있는 WHO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한상태(68) 박사는
콜레라 등 일부 전염병의 남북한 이동과 관련, 이같이 밝혔다.

한박사는 현재 UN기구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가장 높은 서열이고
회원국의 투표로 취임한 유일한 한국인 관리이기도 하다.

-콜레라, 말라리아 등 일부 전염병이 휴전선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북한은 한국과 달리 WHO동남아시아지역에 소속해있어 서태평양사무처가
직접적으로 북한의 보건사업을 지원하기는 어렵다.

남북한간의 국경회담이 실현되기 위해선 북한측의 수용의지가 있어야
한다.

현재 WHO내의 소속지역이 다른 홍콩, 마카오, 중국 등이 보더미팅을
갖고 있으며 소아마비퇴치를 위한 국경회담도 중국, 미얀마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예산사업확정과 더불어 국가보건에 관한 미래의 방향설정이 주요
의제이다.

이지역 국가들이 급격한 경제성장을 하면서 공해, 인스턴트음식 등
외적인 건강위해요소가 늘고있어 이를 통제하는 공공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예를 들면 싱가포르의 경우 초등학교매점에서 콜라판매를 금지하고
생수를 공급하도록 하는데 미래지향적인 훌륭한 보건정책의 한 사례이다"

-WHO서태평양지역의 향후 역점사업이라면.

"지난 30년간 WHO에서 일해오면서 보건인력양성, 소아마비퇴치,
건강증진을 위한 생활양식개발, 환경보건 등에 주력해왔다.

특히 93년 12월 5, 6일 양일에 걸쳐 중국에서 8,000만명의 소아에게
소아마비예방접종이 실시되는 등 이지역의 소아마비퇴치운동에 큰 진전이
있었다.

97년까지는 서태평양지역에서 소아마비를 퇴치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결핵, 디프테리아 등 쇠퇴했다 다시 유행하는 전염병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나설 생각이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