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후보 불가론" 발언으로 여권내 대권주자간 경쟁의 불씨를 제공한
신한국당 김윤환 상임고문의 귀국이 늦어지고 있어 그 배경을 놓고 당내
추측이 분분하다.

지난달 16일 출국,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관한데 이어 "한일포럼" 4차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중인 김고문은 당초 9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고문이 출국한지 한달이 다돼가는 데다 15대 국회
첫 정기국회가 10일부터 열리는데도 귀국을 연기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대해 좀더 시간을 갖고 "구상"을 가다듬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관측하고 있다.

또 "영남후보 불가론"이 그 자신및 이회창고문에 대한 박찬종고문의 직공을
초래하는 등 최근 당내 파문의 "화두"로 작용한 점을 감안, 파문이 가라
앉기를 기다리려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없지 않다.

박고문 파동이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린뒤 당내 대권주자들의 반응을
좀 더 지켜보면서 호흡을 조절, "영남후보 불가론"에 대해 쏟아질 질문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귀국을 연기한 김고문의 진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측근들은 9일 그러나 한일포럼 행사 때문에 만나지 못했던 일 정계지도자들
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하면서 "정기국회도 개회되는 만큼 2~3일 후에는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측근들은 특히 한일의원연맹 한국측 회장으로서 오는 18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일의원연맹 총회를 준비중인 그로서는 최근 일본 정가에서 나돌고
있는 "중의원 해산설"을 멀리서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게 귀국연기의 사유로
들고 있다.

한편 대권후보군의 한사람인 김덕용 정무장관은 한일포럼에 참석한뒤 8일
귀국했는데 일본체류중 김고문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는 후문이어서 두사람
간에 오간 대화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