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비아뉴타운에는 2가지의 독특한 설계가 있다.

콜럼비아뉴타운 조성때 처음 도입돼 미국의 다른 신도시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 컬드색(cul-de-sac)과 보행자 전용로(bypass)가 바로
그것이다.

컬드색은 프랑스어로 "골목길"을 뜻한다.

콜럼비아뉴타운에는 각 주택가의 왕복 2차선 도로 끝 부분을 원형으로
처리돼 있다.

가운데에는 나무 분수대 등으로 치장한 형태가 이곳 주택가의 상징물로
자리잡고 있다.

콜럼비아가 컬드색 설계방식을 도입하게 된 것은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려는 개발이념에서 비롯됐다.

바위 나무 개울 등을 그대로 보존하다보니 필연적으로 구불구불한
형태의 주택가를 만들게 됐고 끝에 가선 나무숲과 맞닿게 되는 바람에
도로끝부분을 예술적으로 처리한 것.

그러나 이런 설계가 의외의 효과를 나타냈다.

도로 끝부분이 원형으로 처리돼 모든 차량이 이를 돌아나가야 하는
바람에 강도 등이 입해도 나갈 길이 없고, 도망을 가더라도 주요 진입로만
차단하면 손쉽게 잡을 수 있는 등 완벽한 치안장치 구실을 하는 것.

콜럼비아에 처음 도입된 이 설계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신도시마다 주택단지를 컬드색으로 설계하고 있다.

콜럼비아는 또 보행자들의 천국이다.

등하교길에 어린이나 산책 또는 조깅을 하는 주민들은 자동차와
마주칠 일이 전혀없기 때문이다.

이는 보행자 전용로(Pedestrian Walkway)를 설계한데 따른 것.

보행자 전용로는 주택가 뒤편에 조성된 일종의 오솔길로 폭 1~1.5m이며
육교나 지하도는 전혀 없다.

주택가 뒤편의 잔디광장 등 오픈스페이스를 따라 총 연장 60여km가
조성돼 주택가는 물론 14개 초등학교 등 30개 학교 및 운동장 공원 상가
등을 연결해 준다.

보행자 전용로의 사용규칙은 엄격하다.

유모차를 제외하곤 어떤 용도라도 바퀴가 달린 것은 통행할 수 없게
돼있다.

대신 자전거는 자동차도로에서 1m떨어뜨려 조성한 바이패스(Bypass)라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토록 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