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의 원인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HIV) 보균자수가
국내에 2천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보건기구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는 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47차 서태평양지역회의에 보고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지역에
속한 36개회원국 및 지역의 HIV보균자총수는 94년말 현재 20만2천7백
50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WHO서태평양지역사무처가 추산한 한국의 HIV보균자수는 94년기준으로
전체성인의 0.008%인 2천명으로 이는 1천2백명 수준인 싱가포르,
뉴질랜드보다는 많고 홍콩 (3천명)이나 일본 (6천2백명)보다는 적은
숫자이다.

지역사무처는 또 강력한 정부차원의 활동에 힘입어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보균자발생이 줄고있으나 캄보디아 (9만명) 말레이시아
(3만명) 베트남 (2만5천명) 등 일부 국가에서 마약주삿바늘공동사용 등의
원인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WHO에 정식으로 보고된 서태평양지역 HIV보균자수는 지난
5월말현재 5만3천5명, 에이즈환자수는 1만52명,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수는
6천8백34명으로 추산치보다 크게 적다고 지역사무처는 설명했다.

한편 감염경로는 HIV보균자중 37%는 성관계에 의해, 30%는 마약주사기의
공동사용 등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사무처는 HIV의 증가를 막기위해 일반성병 등의 전염을 함께 막고
이를 위한 국가별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한편 계몽활동 및
위해요인제거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정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