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한.일 경제협력의 주요창구 역할을 해왔던 일본 해외경제협력
기금(OECF) 서울사무소가 이달말에 문을 닫는다.

OECF 서울사무소는 한.일국교가 정상화된 이듬해인 66년10월 문을연 이후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소양강댐등 한국 경제의 밑거름이 된 대형
프로젝트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금까지 OECF가 한국측에 제공한 지원액수는 총 5천9백60억엔(유상 2억
달러 포함). 모두 91건의 사업에 투입됐다.

한국은 이 돈을 경제건설에 최대한 활용하면서 연체기록 한번 없이 운용,
일본의 원조대상국 가운데 가장 우수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원조과정에서 정치자금 지원 스캔들에 휘말리는등 굴곡도 있었다.

지난 70년대초 OECF가 자금을 지원한 서울 지하철 1호선 건설때는 정치자금
유용문제가 대두되면서 "한.일 의혹"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1호선에서 최근 5호선까지 서울 지하철망 확충을 꾸준히 지원, 서울
교통문제 해소에 한 몫을 했다.

한국 전체댐의 절반이상인 6개 대형다목적댐 건설에 돈을 댔으며 지방도시
상하수도와 쓰레기 소각장건설, 의료.교육시설, 통신망확대등 크고 작은
건설에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한편 서울사무소가 문을 닫는 내달 14일에는 한.일 양쪽의 학자및 실무자가
참석, OECF의 실적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과제를 전망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 도쿄=이봉구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