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하고 원통한 일을 당한 기억은 없습니까?

오늘 하루 당신에게 괘씸죄를 범한 사람은 없습니까?

참고 있자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풀어버리자니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성질나는대로 주먹을 휘두르는것도 문화인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아니 문화인은 둘째치고 자칫 범법자가 될수도 있다.

당신을 이러한 스트레스에서 해방시켜줄 희한한 신종사업이 등장해
번창하고 있다.

이름하여 "분풀이 강좌"가 그것이다.

이 이색업종은 "복수가 분노에 대한 건강한 치유책"이라고 굳게 믿는
필립 셀든씨에 의해 창안돼 현재 뉴욕에서 성업중이다.

야간에 운영되고 있는 강좌를 듣기위해 많은 직장인들이 피곤도 잊은채
몰려들고 있다.

셀든씨가 진행하는 분풀이 강좌의 흥미있는 대목을 잠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식당에서 형편없는 서비스에 기분이 상했다면 팁대신 테이블
위해 특수한 화학물질 몇방울만 선사하라.

화학물질에서 나는 지독한 악취로 그 식당은 최소 몇주간 문을 닫아야
할것이다.

둘째, 기숙사의 룸메이트나 같이 숙소를 사용하는 동료가 밉살스러울
경우 이 얄미운 동거인의 세탁물을 이것저것 가릴것없이 여러 빨래방이나
세탁소에 분산해서 맡겨라.

동료의 입장에서는 화가 나고 속 터지겠지만 당신은 동료의 세탁물까지
챙겨주는 천사(?)가 될수있다.

세째, 난봉꾼 남편이 어젯밤 또 외박을 했다면 말로 싸울것이 아니라
그의 속옷을 섬유유리와 함께 빨아라.

남편은 기분 나쁜 근질근질한 느낌에 혼쭐이 날것이다.

물론 옷을 갈아 입기 위해서라도 오늘밤은 외박을 못할 것이다.

네째, 까다로운 아파트 주인을 혼내려면 시위생국에 쓰레기분리수거가
엉망이라고 불평해라.

가장 깔끔한 주인이라도 벌금 딱지를 받게될 것이다.

셀든씨는 "분노를 당신의 마음속에서 없애는 가장 훌륭한 방법중 하나는
분풀이를 계획하는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몇몇 수강생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실행에 옮길것처럼 보인다.

수강생중 한 사나이는 자기에게 못된짓을 한 녀석을 골탕먹이기 위해
괴짜 여성을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든씨가 제시하는 분풀이 방법중 하이라이트는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의 포스터나 전단지를 제작, 게시하는 일이다.

물론 인쇄물의 내용은 엄격히 사실에 입각해야하며 인신공격시에도
모호하고 우회적인 표현으로 명예훼손의 소지를 배제해야 한다고 셀든씨는
충고하고 있다.

그는 또 법적인 시비를 피할수 있는 모욕적 표현들의 리스트와 분풀이시
유용하게 사용될 화학물질을 판매하는 회사의 전화번호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트레스 해소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에는 홧병클리닉이 생겼다는 뉴스도 있었다.

직장인과 주부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가르치는 한국형
분풀이학원이 생겨난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릴지도 모를 일이다.

스트레스 받을일이 많아진 현대인중 특히 도시인들은 그날그날의
스트레스를 바로바로 풀어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수 있다.

문의 02-761-3511

이형석 <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