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호황때보다는 생존을 걸고 싸우는 불황때 더 치열하기 마련이다.

불황기에는 그래서 이런저런 변화가 많다.

업체간 시장분할구도가 바뀌는 것도 대부분 불황 때고 아이디어제품이
빛을 발하는 것도 역시 불황국면에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가 하강곡선을 긋기 시작한 지난 상반기중 주요업종의 업체별 시장
셰어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조선맥주가 OB맥주의 30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톱의 자리에 올라섰는가
하면 승용차부문에서 대우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3위로 끌어내렸다.

그뿐이 아니다.

경쟁이 뜨겁기로 정평이 나있는 가전시장에선 삼성전자가 LG전자와의
격차를 더 넓혔으며 "휘발유전쟁"에서는 유공이 LG정유의 도전을 잠재웠다.

경쟁이 특히 치열한 업종인 판유리 카메라 화장품의 올 상반기 시장셰어
변동여부를 짚어본다.

< 편집자 >

=======================================================================

{{{ 판유리 }}}

국내에서 판유리를 생산하는 업체는 한국유리와 금강, 단 2개 회사뿐이다.

50년대 후반부터 한국유리가 계속 국내 판유리시장을 독점해 오다가 지난
87년 금강이 여주판유리공장을 완공하면서 두회사간 점유율경쟁이 본격적
으로 시작됐다.

한국유리는 쫓기는 입장이 되고 금강은 계속 추격하는 상황.

지난해 우리나라 판유리시장의 판매량은 약 1,900만상자.

관계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중 한국유리가 50%를 차지했고 금강이
45%를 점유했다.

나머지 5%는 수입판유리가 차지했다.

금강이 지난해 플로트판유리라인을 1개 더 증설하자 한국유리도 시장방어를
위해 1개라인을 증설했다.

올해 상반기중 판매량은 약 700만상자.

수입유리의 판매량이 급격히 줄면서 한국유리와 금강의 셰어는 가늠하기
힘들 만큼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카메라 }}}

올 상반기 국내 카메라 시장규모는 6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억원 감소했다.

카메라 시장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남정공과 현대전자의 순위바꿈.

아남정공은 지난해보다 20억원이상 증가한 99억원 어치의 카메라를 팔아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현대전자의 올 상반기 판매액은 80억원
에 그쳤다.

1위업체 삼성항공의 점유율(55.3%)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도 특기할
사항이다.

삼성은 390억원의 매출을 올려 338억원을 기록한 95년도 상반기에 비해
16% 이상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 김주영기자 >

{{{ 화장품 }}}

화장품시장은 국내 업체간 경쟁은 물론 수입화장품의 공세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외국 다단계회사들이 고가 화장품을 이용, 가정유통망을 파고들어
1년 사이에 전체 화장품시장의 25% 가까이를 차지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업체에선 올 상반기 생산실적 기준으로 태평양과 LG화학이 여전히
1,2위 위치를 굳건히 지켰다.

그러나 3,4위간 순위경쟁은 치열했다.

지난해까지 4위였던 나드리화장품이 "이노센스 UV트윈케익"의 빅히트를
발판으로 올 상반기에 한국화장품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