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패션의 "마이스킨브라"가 국내 속옷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얇고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 속이 훤히 비치는 "야한" 브래지어란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마이스킨브라는 지난 4월 시판된후 8월말까지 38만개, 120억원 어치가
팔렸다.

국내 속옷시장에서 단일 품목이 10만개만 판매되면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는 걸 감안하면 경이적인 기록이다.

이런 판매신장세에 힘입어 마이스킨브라는 시판된지 두달만에 브래지어
시장 판매1위로 급부상했다.

동시에 브래지어의 유행을 레이스장식이 많고 패드로 부풀린
브래지어에서 "심플"하고 "섹시"한 브래지어로 바꿔 놓았다.

마이스킨브라가 히트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란 사실은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브래지어의 세계적인 추세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듯한 자유로운
느낌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이스킨브라의 성공은 여성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잘 읽어냈기
때문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최근 노출을 강조하는 패션이 유행을 이루면서 신세대 여성들의 경우
브래지어를 감춰야할 속옷이라기 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내는
패션소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패션은 실제로 지난해 2,000여명의 여중.고생의 체위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여성들의 가슴이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마이스킨브라는 속이 다 비치는 "시스루"스타일의 제품과 가볍고
부드러운 마이크로파이버 소재를 이용한 2가지 종류가 있다.

시스루스타일의 경우 요즘 겉옷 패션에서 유행하는 시스루패션을
속옷에 응용한 것이다.

2가지 제품 모두 얇고 신축성이 뛰어나며 부드러운 질감의 소재를
이용했다.

또 재봉하지 않고 한번에 찍어낸 "몰드 제품"이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제품 이름과 같이 자신의 살결같은 브래지어라는 얘기다.

태평양패션은 광고용 사진에는 꽃그림으로 젖꼭지부분을 가렸다.

검열에 통과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왜 제품에는 꽃그림이 없느냐는
항의와 요구를 많이 해왔다.

이에 착안, 태평양패션은 9월중에 진짜 꽃잎을 그려 넣은 제품도
시판할 계획이다.

< 장규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