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올해 매출목표를 당초 72조원에서 69조원으로 축소 조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2일 "지난9일 정몽헌부회장 주재로 열린 사장단회의에
서 올해 그룹의 매출목표를 최종 집계한 결과 연초 세웠던 목표보다 3조원
이나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그룹이 매출목표 자체를 축소조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과거에는 한쪽이 안 좋으면 다른쪽이 좋아 매출목표 축소의 필요성을 느끼
지 않았으나 올해는 모든 계열사의 영업이 부진해 매출목표 축소 조정이 불
가피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건설과 전자의 매출목표 축소가 가장 컸다"며 "10일 일부 사
장단 인사는 이같은 경영부진에 대한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건설부문은 국내사업의 경우 아파트,특히 재개발아파트
의 미분양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공사대금결제를 미뤄 엄청난 이자부담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외에 삼성그룹도 반도체부문에서만 당초 세웠던 목표보다 3조원
의 매출차질이 예상돼 매출목표(80조원)의 수정이 불가피해졌으며 LG 선경
등도 당초 목표의 축소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