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부서 1홈페이지 만들기"

화장품업체인 태평양(대표 이능희)의 정보화사업 모토다.

인터넷을 알건 모르건 한번쯤은 사원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봐야 한다는게 이 회사의 방침.

홈페이지도 간단히 클릭만으로 만들 수 있는 "핫도그" 같은 저작도구를
사용하면 안된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배경색부터 디자인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인터넷과 자연스럽게 친숙해져 정보화시대에 대한 개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태평양의 홈페이지인 "미와 건강의 새로운 발견"이 개설된후 지금까지
두명의 과장급직원과 두개의 부서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신세대층을 겨냥한 트윈엑스DN(다운로드의 이니셜)의 기획자 최완대리
(30)와 신세대제품 관리부의 이동훈과장(33)이 그 주인공들.

특히 최대리는 성공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가족들의 얘기를 기발한 아이디어와 아기자기한 화면구성으로 꾸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홈페이지를 만들만한 실력이 있던 것은 아니다.

그만한 노력이 있었다는게 주위사람들의 평.

다른 사원들도 이제는 홈페이지 구축을 그리 어렵게 느끼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내 정보화운동이 시작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미국에서 공부한 기획조정실의 서경배사장(33)이 취임하면서부터다.

그룹 서성환회장(73)의 자제이기도 한 그는 미유학생활을 통해 정보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사내 정보화가 이미 늦었다는 생각에서 그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 PC통신을 통해 기업포럼(현재 100여개사 참가)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올들어서는 이를 한단계 발전시켜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을 제안했다.

서사장은 또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들을 직접 매뉴얼화해 홈페이지
구축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사원들의 홈페이지 구축을 독려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태평양의 홈페이지에는 피부미용방법과 화장품에 대한 제품소개로부터
건강상식및 패션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미와 건강에 대한 정보들이 적지
않게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좋은 차고르는 법부터 달이는 방법, 보관방법 등 차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 뿐아니라 상세한 정보도 들어 있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끌고있는 부분은 패션과 제품동향 제품소개란 등.

홈페이지 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마케팅실 구현웅대리(35)는 직원들이
빨리 인터넷 공부를 시작해 태평양홈페이지를 풍부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인원과 시간만 허락한다면 지금보다 100배는 더 좋은 홈페이지를
만들어 보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 글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