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있는 삼성항공 사천공장의 K씨는 요즘
숙소로 돌아가면 PC를 켜기가 바쁘다.

뒤늦게 얻은 둘째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서이다.

K씨는 둘째를 얻고부터는 아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파 매주 귀경하지
않고는 못배겼다.

교통비지출이 생활에 타격을 줄 정도였다.

그는 고민끝에 PC에 화상회의시스템을 장착했다.

K씨의 고민은 이제 끝났다.

PC모니터로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볼수있게 됐다.

그가 서울과 사천숙소에있는 PC 2대에 화상회의시스템을 설치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불과 50만원.

지난해까지만해도 200만원정도 들여야 가능했지만 최근들어 값싼
화상회의시스템의 보급이 늘어 비용을 크게 줄일수 있었다.

가산전자 바이맨 새롬기술 열림기술 김화기술등 멀티미디어기기
메이커들이 보급형 온라인화상회의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내놓고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산전자는 최근 화상전화 화상메일 화상방송 문서회의기능을
갖춘 PC 화상통신시스템을 27만원에 판매, 화상통신의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열림기술의 경우 인터넷에서 최대 100명까지 참여할 수있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66만원에 공급하고있다.

PC메이커의 경우 삼보컴퓨터가 지난해 11월 드림시스를 내놓으면서
국내처음으로 화상회의시스템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LG전자등의 업체들도 멀티미디어PC용 화상회의시스템을
준비해두고있다.

기업체 또는 방송사에서나 가능했던 화상통신이 이제는 가정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화상회의시스템은 화상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캡처카드와 화상데이터를
압축하고 복원하는 코덱(Codec), 카메라, 마이크등으로 구성된다.

카메라는 캠코더를 쓰거나 20만원대의 CCD카메라를 설치하면된다.

캡처카드와 코덱은 이기능을 갖추고있는 VGA카드 하나만 끼워주면
해결된다.

이 시스템의 기능은 단순히 화상전화를 주고받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동화상과 음성을 녹음하여 메일로 띄울수 있는 화상메일기능은 상대방이
부재중이라도 화상과 함께 메시지를 남길수있다.

화상방송기능은 구역내통신망(LAN)종합정보통신망(ISDN)등 네트워크상에서
자신이 직접 방송을 송신할수있어 발표회등에 활용할 수있다.

문서회의기능은 비즈니스회의에 적합하다.

외국업체와 수출입 계약을 체결할때 모니터에 계약내용을 띄워놓고
내용을 수정할수 있어 만나서 상담하는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수있다.

전화선을 이용한 화상통신의 경우 흠이있다면 1초에 4~5프레임의
화면이 나타나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점이다.

그러나 ISDN이나 LAN을 이용할 경우 전송속도가 빨라 이런 문제점은
개선된다.

전문가들은 전화선을 이용한 화상회의시스템의 규격표준화가 이뤄져
늦어도 10월께면 규격화된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화상회의시스템의 대중화시대가 성큼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