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예복도 실용적이어야 한다.

패션관계자들이 말하는 고객들의 예복선택기준 1호는 "결혼식이 끝난
후에도 계속 입을 수 있는가"이다.

이 경향의 첫째 요인은 30만~40만원대 중저가 웨딩드레스의 확산.

이런 드레스를 구입하는 실속파들은 자연히 예복에도 큰 돈을 들이지
않는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50~60년대 복고풍의 "헵번룩" "재키룩" 등 단정하고
여성적인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예복으로 활용가능한 제품이 많이 나온 점이
꼽힌다.

종래의 예복은 넓게 퍼지는 무릎길이 스커트와 짧은 볼레로재킷의
앙상블이 기본으로 대개 비즈(작은 장식구슬)나 자수로 장식했다.

너무 화려해 일회용으로 그치게 되는 것이 단점.

신원 "베스띠벨리" 박경원팀장은 "코사지 진주목걸이와 장식달린
웨딩슈즈 등만 갖추면 굳이 비싼 예복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예복용 정장 스타일은 소재와 실루엣이 보다 차분해져
연출하기에 따라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형태.

가벼운 A라인 원피스와 좁은 어깨에 허리선을 살린 여성스런 재킷이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옷감은 실크처럼 은은한 광택이 나는 소재가 대부분.

대표적인 색상은 분홍 밝은연두 하늘색 등 파스텔톤이지만 보다 색다르고
세련되게 연출하려면 옅은밤색이나 흑백도 좋다.

< 조정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