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 논란을 겪었던 '대명률'(大明律)'이 보물에서 제외된다. 국보, 보물과 같은 국가지정유산을 취소하는 첫 사례다.11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문화유산위원회 산하 동산문화유산분과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회의를 열고 '대명률'의 보물 지정 취소 계획을 논의한 뒤 이를 가결했다. 국가유산청은 보물 지정 취소 계획을 홈페이지와 관보 등에 공고할 예정이다. 2016년 7월 보물로 지정된 지 9년 만이다.'대명률'은 조선시대 형법의 근간이 되는 자료로 알려졌다. 중국 명나라의 형률(범죄와 형벌에 관한 법률 체계) 서적으로 1389년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에 전해 내려온 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본이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2015∼2016 국보·보물 지정 보고서'에서 대명률에 대해 "조선 시대의 법률은 물론 조선 전기의 서지학 연구를 위한 소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대명률'은 보물 지정 4개월여 만에 논란에 휩싸였다. 2016년 경기북부경찰청이 전국 사찰과 사적, 고택 등에서 문화유산을 훔친 도굴꾼·절도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장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실제 '대명률'을 보유했던 육신당 측은 1998년 무렵 건물 현판과 고서 등 유물 81건, 235점이 사라졌다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했다. 심지어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한 국가유산청도 2011년 '대명률'의 도난 사실을 공고했다.당시 수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 영천에서 사설 박물관을 운영하는 A씨는 2012년 5월 장물업자로부터 '대명률'을 1500만원에 사들였고, 같은 해 10월 '대명률'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이 과정에서 A씨는 '대명
웨딩 시즌이 다가오지만 예비부부들의 고민은 깊다. 치솟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 메이크업)·예식장 비용에 '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이에 셀프 웨딩과 가족 식사 대체가 늘고, 국제결혼과 결혼정보회사(결정사)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효율성과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만든 결혼 시장의 변화, 한경닷컴이 직접 들여다본다." Look at the camera, 여기 보세요, 찰칵"지난 7일 정오, 경남 마산의 한 작은 예식장에 특별한 한 쌍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눈의 예비 신랑 카몰즈 씨(36)와 단아한 매력의 한국인 예비 신부 탁모 씨(39). 두 사람은 부산에 거주하는 신부의 부모님과 함께 무료 예식장으로 유명한 경남 마산의 '신신예식장'을 찾았다.그들은 한국에서 정식 결혼식을 올릴 계획은 없지만,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 직접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탁 씨는 "한국에서 따로 예식을 하지 않지만, 사진은 남기고 싶었다"며 "이곳을 알게 돼 방문해보니, 마치 오래전 부모님이 결혼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 정말 좋다"고 미소 지었다.신신예식장은 세월이 그대로 스며든 레트로풍의 작은 예식장이다. 응접실 한쪽에는 웨딩드레스 수십 벌과 턱시도, 웨딩 슈즈, 각종 소품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웨딩드레스에는 예비 신부들의 예약 메모가 붙어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의 기대감이 묻어났다.고풍스러운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예식장 내부에서 카몰즈 씨와 탁 씨는 부모님의 축하를 받으며 다정하게 사진을 남겼다.신신예식장은 결혼식 비용에 부담을 느낀 예비부부들에게 소정의 메이크업 비용과 사진 촬영비(15~60
영화평론가 오동진의 예술영화 독립영화 비상업영화 작은 상업영화를 아우르는 리뷰 연재를 시작한다. 오동진에게 예술영화는 금순이다. 굳세어라 금순아. 굳세어라 예술영화야. 오빠가 있다.프랑스 영화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제목의 포근함과는 달리 다소 낯선 느낌의 작품이다. 그건 순전히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인물들이다. 감독인 에르완 르 뒤크는 비교적 젊은 신예급이고 남자 주연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는 아르헨티나 배우이다. 영화 애호가들에게는 <페르시아 수업>으로 알려져 있긴 하다. 여우 주연 셀레스트 브룬켈은 2002년생이다. 아직 아역 급이다. 영화에서도 18살로 나온다. 그런데 영화는 뜻밖이다. 그것도 아주. 그 이유는 영화의 서사를 꽤 시적으로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식이다. 딸 로자(셀레스트 브룬켈)의 남자 친구 유제프(모하메드 루리디)는 날마다 그녀 집에서 자고 간다. 멀쩡한 계단을 놔두고 그녀의 아빠 에티엔(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의 눈을 피해 2층 창문으로 기어 올라가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그러면서도 둘은 섹스는 하지 않는다. 로자는 아빠 에티엔에게 유제프와 자게 되면 그 첫 경험 얘기는 꼭 공유하겠다고 말한다. 에티엔과 로자 부녀는 특별하다. 로자가 유제프와 자지 않는 이유는 아빠가 상심할까여서다. 로자는 에티엔을 아빠 이상으로, 삶의 동반자이자 반려자로 사랑한다. 그렇다고 이성으로까지는 아니다.로자는 그림을 잘 그리고 프랑스 동북부에 있는 예술전문대학인 메스에 입학 허가를 받은 참이다. 로자가 그림을 잘 그리는 이유는 엄마인 발레리(메르세데스 다시)의 유전자 덕인데,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