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 한양대 외대 신경외과 교수 >

햇볕을 오래 쬐거나 심한 공포감이나 통증으로 인해 창백해지는 것은
뇌내에서 정서에 관여하는 변연계를 자극하게 된다.

이경우 혈압강하센터가 활성화돼 심장의 박출량을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뇌혈류가 저하되고 어지럼증이 일어난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 현기증이 나타나면 심장을 잘 조사해 보아야 한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을 동반하는 경우 급격한 감정변화나
내장 기능이상으로 갑자기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는 환자는 뇌속이 자기주위가 도는 것보다 뒤죽박죽
엉켜서 돌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

불안감과 함께 심한 두통이 일어난다.

심장이 빨리 뛴다고 호소하며 소화장애가 있고 자주 소변을 보며 피곤해
한다.

이런 상태는 쇼핑을 하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리고 고속주행시 잘 나타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수없이 많아 치료법도 다양하다.

귓병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이비인후과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투약이나 수술로 대부분 완치될수 있다.

뇌혈관이 막힌 경우에는 뇌혈류개선제를 투여하지만 큰 효과를 볼수 없고
오히려 뇌출혈을 일으킬수 있어 이약제에 대한 컨트롤이 가능한 전문병원
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

새로운 뇌경색이 오지 않도록 관상동맥및 뇌동맥경화증을 집중 치료해야
한다.

뇌종양에 의한 어지럼증으로 판명되면 유전적 요인이므로 나머지 건강한
가족도 뇌종양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지럼증이 지속적으로 자주 나타나면 불치성
어지럼증이라 할수 있다.

나이가 들면 뇌가 위축되기 때문에 신경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뇌혈관이
전정신경에 달라 붙게 돼 신경이 눌리고 퇴화된다.

이 경우 원인이 되는 혈관을 찾아 분리한후 신경과 벽을 만들어주는
수술이 효과적이다.

어지럼증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다.

감기바이러스에 의해 전정신경이 침범당하지 않도록 감기를 초기에
치료하고 각종 유아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

수영을 하고 난후 중이염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쉽게 내이까지 확산되므로
항생제를 사먹는데 그치지 말고 이비인후과 의사의 집중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항생제를 선택할때는 전정신경을 악화시키는 약은 기피하거나 주의깊게
살핀후 사용해야 한다.

식생활도 동물성 지방이 많은 육류, 오징어 조개 새우 가재처럼 콜레스테롤
이 많은 음식은 삼가해야 한다.

어지럼증이 생겨 주위사람들이 권하는 약이나 이상한 음식을 먹는 것은
오히려 치료를 더디게 하거나 악화시킬수 있음도 명심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