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종합주가지수가 750대(8월28일)까지 떨어진뒤 지난10일 다시 800선을
회복한 것은 역시 한도확대에 따른 수급개선 기대감 덕분이었다.
그러나 취약한 수급여건속에 이같은 기대감이 현실화되기엔 시간공백이
너무 컸다.
잠시 회복했던 800고지가 이틀만에 무너졌다는 사실이 수급불안을
여실히 반영하는 대목이다.
다소 "인위적인" 주가상승이었다 하더라도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무너진 것이다.
무엇보다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은 신용만기매물.
이달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신용매물이 10월초에는
봇물처럼 터진다는 점이다.
현재 2조7,000억원수준인 신용융자잔고를 자본금규모별로 보면 대형주는
7,000억원수준인데 비해 소형주는 1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
실정이다.
이들 소형주에 쏠린 신용만기매물이 개별종목장세에 새로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신용잔고가 2조4,000억원선인 고객예탁금수준을 웃도는 수급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을 옥죄는 한 요인이다.
16, 17일의 현대건설 유상증자(900억원규모)청약과 18, 19일 이틀간
실시되는 LG반도체에 대한 기업공개(2,000억원)공모주청약도 단기수급을
압박하고 있다.
다만 수급불균형과 경기부진속에서도 회사채수익률이 연11%대로
떨어지는 등 시중실세금리의 하향안정세가 주가하락을 저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이번주 장세는 개별종목에 대한 발빠른 순환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종합주가지수의 흐름은 한전과 삼성전자의 주가추이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수급여건으로는 추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이충식증권경제실장은 "종합지수 780~800선 사이의
제한적인 등락속에 중소형주들의 순환매매가 치열할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매기를 끌었던 저가주들도 차츰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뚜렷한
주도주나 테마주가 형성되지 않고 있어 종목선정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쌍용투자증권 투자분석부의 정태균과장은 "지수 770선 전후의 기간조정을
겪으며 한차례 조정국면을 맞았거나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돼 상승폭이
미미했던 개별종목에 대한 순환매가 이어질것"으로 보았다.
새로 신용투자가 허용된 2부종목에 대한 융자잔고가 2,000억원을
넘어서는등 매물과대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어 2부종목 선정에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 주요증권사 금주 시황전망 >>
<> LG = 외국인 한도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금리안정세에도 고객예탁금
정체와 LG반도체 청약 등 단기수급 불균형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750선
전후의 지지를 시험하는 혼조장세가 이어질듯.
<> 동서 =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신용융자잔고의 만기매물과 LG반도체
청약 등 증시수급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 지수 760~800사이의
기간조정이 예상됨.
<> 대신 = 신용융자 사상최대와 대량의 신용만기 도래로 증시수급사정이
더욱 위축돼 소형 개별종목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전체적으로는 현금비중을
높여야 할듯.
<> 쌍용 = 지수 760선의 지지속에 연속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기대되지만 수급여건 악화로 물량소화를 위한 기간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며
소형주중심의 선별적 상승이 예상됨.
<> 동원 = 현재의 유동성으로는 대형주에 의한 시세반전은 어려우나
대형주들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되고 금리도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전망.
<> 제일 = 이번주 중반부터 본격화될 신용만기매물 출회에 따른
단기수급악화로 지수는 약세국면을 면하기 어려워 보이며 지수 750선이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할듯.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