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한국기업 '변신'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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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독점 전재 특약 ]
시장개방압력이 거세지면서 정부의 보호아래 성장일변도를 달려온 한국
기업들이 감량경영, 해외진출 전략화 등 본격적인 경쟁논리에 직면하게
됐다고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격화, 정/재계가 뇌물
관행 퇴조, 임금상승 등 한국의 경제기반이 구조변화를 겪으면서 대기업들도
변신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한국에서도 종신고용의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회원인 30대 기업들은 지난 6일 회의를
갖고 이례적인 발표를 했다.
임금동결과 인원삭감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강경하기로 이름난 한국의 노조풍토에 비춰볼때 엄청난 폭탄선언이었다.
그러나 대기업들로서는 생존을 위해 경영을 슬림화할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국 대기업들을 이런 급박한 상황으로 내몬 것은 이익급감과 비용급증
때문만이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적인데 있다.
한국 대기업들의 성공은 정부지원과 폐쇄적인 내수시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최근 5.6공 비자금사건으로 굴지의 기업총수들이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도 재계에 대한 비호의 손길을 거둬들이고 있다.
한국도 개방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한국의 산업구조변화도 대기업들의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고임금화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한국산업을 이끌어왔던 섬유및 조선산업은
중국과 인도등 저임금국에 비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자 한국 대기업들도 기술과 고부가가치 서비스 업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비수익성 사업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주력사업에 전력하는 감량경영도 시작
됐다.
대규모 해외투자도 한국 대기업의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생존전략으로 부상
했다.
한국 최대그룹(매출기준)인 삼성그룹에서는 요즘들어 부진한 사업을 청산
하고 그룹의 모든 에너지를 주력사업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논의가 등장했다.
"사업철수"는 이 그룹에서 생소한 단어였다.
이런 사고 전환의 직접적인 계기는 수익악화였다.
최근 메모리반도체가격 급락으로 삼성그룹의 올 상반기순익은 전년동기대비
60%나 추락했다.
연간 16%의 임금상승률과 13%대의 고금리는 한국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
한국의 5대기업만 하더라도 앞으로 10년간 총 7백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해외투자 전략도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대대적인 남미및 동유럽 투자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그룹의 경우 지난
8일 1천5백30억원을 받고 대우자동차의 지분 26%를 스위스연방은행(VBS)에
팔았다.
벌써부터 해외진출 실패의 쓴맛을 보는 기업들도 있다.
현지화 실패도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을 어렵게 하는 주요악재로 꼽힌다.
이에대한 대응책으로 한국기업들은 해외지사의 경영자들을 한국으로 불러
들여 특별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일본인들의 해외진출 전략과 똑같은 방법이다.
그러나 양국간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이들 외국인 경영인들이 일본에서는 분명히 배울게 있었다는 점이다.
일본 도요타가 고안한 "린(lean)생산방식"과 "엄격한 품질관리"가 바로
그것이다.
또하나 다른 점은 공장 설립방식이다.
일본기업들은 해외진출때 맨땅에 새로 공장을 짓는다.
최소한 그 지역에서 전례가 없었던 새로운 상품을 생산한다.
따라서 현지인들을 새로 훈련시킬 수 있다.
한국기업들은 다르다.
기존 공장을 사들인다.
브랜드나 기술도 함께 인수함으로써 해외시장 진입을 쉽게 하자는 속셈이다.
이같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 산업계의 앞날에는 명백한 공통점
이 한가지 있다.
종신고용 관행은 종지부를 찍을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
시장개방압력이 거세지면서 정부의 보호아래 성장일변도를 달려온 한국
기업들이 감량경영, 해외진출 전략화 등 본격적인 경쟁논리에 직면하게
됐다고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격화, 정/재계가 뇌물
관행 퇴조, 임금상승 등 한국의 경제기반이 구조변화를 겪으면서 대기업들도
변신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한국에서도 종신고용의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회원인 30대 기업들은 지난 6일 회의를
갖고 이례적인 발표를 했다.
임금동결과 인원삭감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강경하기로 이름난 한국의 노조풍토에 비춰볼때 엄청난 폭탄선언이었다.
그러나 대기업들로서는 생존을 위해 경영을 슬림화할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국 대기업들을 이런 급박한 상황으로 내몬 것은 이익급감과 비용급증
때문만이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적인데 있다.
한국 대기업들의 성공은 정부지원과 폐쇄적인 내수시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최근 5.6공 비자금사건으로 굴지의 기업총수들이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도 재계에 대한 비호의 손길을 거둬들이고 있다.
한국도 개방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한국의 산업구조변화도 대기업들의 체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고임금화가 진행되면서 그동안 한국산업을 이끌어왔던 섬유및 조선산업은
중국과 인도등 저임금국에 비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렇게 되자 한국 대기업들도 기술과 고부가가치 서비스 업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비수익성 사업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주력사업에 전력하는 감량경영도 시작
됐다.
대규모 해외투자도 한국 대기업의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생존전략으로 부상
했다.
한국 최대그룹(매출기준)인 삼성그룹에서는 요즘들어 부진한 사업을 청산
하고 그룹의 모든 에너지를 주력사업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논의가 등장했다.
"사업철수"는 이 그룹에서 생소한 단어였다.
이런 사고 전환의 직접적인 계기는 수익악화였다.
최근 메모리반도체가격 급락으로 삼성그룹의 올 상반기순익은 전년동기대비
60%나 추락했다.
연간 16%의 임금상승률과 13%대의 고금리는 한국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
한국의 5대기업만 하더라도 앞으로 10년간 총 7백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해외투자 전략도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대대적인 남미및 동유럽 투자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그룹의 경우 지난
8일 1천5백30억원을 받고 대우자동차의 지분 26%를 스위스연방은행(VBS)에
팔았다.
벌써부터 해외진출 실패의 쓴맛을 보는 기업들도 있다.
현지화 실패도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을 어렵게 하는 주요악재로 꼽힌다.
이에대한 대응책으로 한국기업들은 해외지사의 경영자들을 한국으로 불러
들여 특별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일본인들의 해외진출 전략과 똑같은 방법이다.
그러나 양국간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이들 외국인 경영인들이 일본에서는 분명히 배울게 있었다는 점이다.
일본 도요타가 고안한 "린(lean)생산방식"과 "엄격한 품질관리"가 바로
그것이다.
또하나 다른 점은 공장 설립방식이다.
일본기업들은 해외진출때 맨땅에 새로 공장을 짓는다.
최소한 그 지역에서 전례가 없었던 새로운 상품을 생산한다.
따라서 현지인들을 새로 훈련시킬 수 있다.
한국기업들은 다르다.
기존 공장을 사들인다.
브랜드나 기술도 함께 인수함으로써 해외시장 진입을 쉽게 하자는 속셈이다.
이같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 산업계의 앞날에는 명백한 공통점
이 한가지 있다.
종신고용 관행은 종지부를 찍을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