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하늘이 비좁다"

미 보잉을 비롯한 세계유수 항공기제작사들이 아시아의 하늘을 겨냥한
중소형기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이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네덜란드 포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 에어버스, 보잉,
맥도널 더글러스(MD)등이 이미 100인승 중형여객기시장을 놓고 치열한
한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중국이 막강한 자국수요를 등에
업고 이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는 2000년대초까지 수십억달러를 투자, 여객기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제발전과 함께 오는 2015년에 100석급여객기의 자체수요가 최대
300대로 추정돼 중국으로선 판로개척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80년대중반부터 제트여객기 개발을 추진해온 일본의 경우
최근 미쓰비시중공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캐나다 봄바르디에사와
공동으로 총500억엔을 투자, 98년까지 독자모델을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될 100석급 여객기는 지난 60년대 일본이 개발한 60석급
YS-11의 후속기종으로 약170여대의 대체수요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거대 중국시장을 유럽에 빼앗긴 보잉도 봄바르디에사로부터 일본-캐나다
공동프로젝트에 참여제의를 받아놓고있다.

보잉은 꿩대신 닭이라는 심정으로 일본-캐나다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보잉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중소형항공시장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울 공산이 크다.

세계항공기산업의 막내로 이시장에 뛰어든 인도네시아는 국영항공기
제조회사(IPTN) 하비비회장의 저돌적인 경영방식덕에 CN245 N250등
중형기 개발에 성공, 상당한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05년까지 20억달러를 투자, 130석급 여객기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의 새로운 스타로 비상하고 있다.

지난 70년대부터 항공기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온 인도네시아는
160~170대에 달하는 중형여객기의 자체수요만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인도 대만 싱가포르 한국등도 중소형여객기개발등 항공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아시아의 항공기시장을 둘러싼 업체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실 중소형항공기시장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급팽창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연초 보잉은 향후 20년간 아시아항공시장이 7.1%의 고속성장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더구나 이같은 수요의 40%가량을 중소형항공기가 담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 유럽 아시아국가들이
벌이고 있는 중소형항공기 개발경쟁은 과열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