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가 지출보다 많아 발생하는 "세계잉여금"이 해마다 문제가 되는
가운데 작년에도 세입초과분과 실제 지출되지 않은 세출불용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법제예산실이 발표한 "95년 결산분석 보고"에 따르면 95년도
일반회계의 세입부문은 조세수입의 증가 등으로 당초 예산액의 102.2%인
52조9천2백80억원이 걷힌 반면 세출은 51조4천9백81억원으로 1조4천2백99억
원의 세계잉여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다음 연도이월분 1조2백34억원을 제외하면 순잉여금은 4천65억원이다.

이같이 세금으로 거둬들인 금액중 "남은 돈"이 많은 이유로는 필요이상으로
세금을 많이 거둬들이는 "세입초과"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실제 지출되지
않은 "세출불용" 금액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법제예산실에 따르면 작년의 경우 1천9백62억원의 세금을 불필요하게 거둬
들였으며 이중 실제 지출하지 않은 돈도 2천1백3억원이나 됐다.

특히 95년중의 추가경정예산(1조8천9백32억원)을 감안하면 세입초과분은
무려 2조8백9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이 정부의 세수및 세출에 대한 예측이 부정확한 이유로 <>다음연도
경제상황에 대한 예측의 한계 <>세수추계기법의 후진성 <>세수추계과정의
폐쇄성 <>국회의 통제기능미흡 등이 지적됐다.

법제예산실은 이와함께 정부기금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효율적 운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95년말 정부기금 34개의 총자산은 63조원으로 총통화(1백54조원)의
약 41%를 차지하는데도 이에 대한 결산보고서는 내용이 중복.작성되고
총액은 일치하나 세부항목간 상호연결이 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다.

부처별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당초 세입예산액을 3억여원으로 책정했으나
실제로는 50억여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 세수초과의 "주범"으로 꼽혔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이같은 과도한 초과수납은 연례적으로 발생,
국가의 세입.세출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재경원의 경우 주택은행출자예산으로 당초 3백억원을 책정했으나 이중
1백50억원만이 집행됐다.

이에 대해 재경원측은 주택은행의 민영화를 이유로 들고있으나 95년
예산편성시 이미 주택은행에 대한 정부의 50%이상 출자의무화 폐지 등
주택은행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었기 때문에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법제예산실
의 주장이다.

이밖에 국세청은 93년이후 벌금수입이 급격히 증가하는 사회적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세입예산을 편성, 작년 한햇동안 당초 벌금수입예산액
(21억여원)보다 훨씬 많은 1백81억여원을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