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의 "대권후보 조기가시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 박철언부총재가 16일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한 내각제 실현을 거듭
주장, 눈길을 끌었다.

박부총재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1세기 한국정치지도자 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자민련은 내각제개헌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내각제개헌이 불가능할 경우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후보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지금부터라도 "공조의 틀"을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전제한뒤 자신의 지론인 정책연대 정당연합 후보단일화
야권대통합과 내각제실현 등 야권공조 4단계를 거듭 제시했다.

박부총재는 특히 양당간의 공조를 "발전주도세력을 상징하는 자민련과
순수투쟁세력의 상징인 국민회의가 역사적인 대화합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희망의 정치"를 펴나갈 터전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야권후보단일화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박부총재는 또 이날 연설에서 최근의 경제상황과 "개혁"에 대해 현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김영삼정권은 경제를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조차
도외시한채 정치논리를 앞세운 결과 우리 경제를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케
했다"고 지적한뒤 <>OECD가입유보 <>행정규제방식에 네거티브 시스템
(Negative System) 도입 등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연기,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부총재는 "개혁"에 대해서도 "남에게는 가혹하면서도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이중적 잣대를 적용, 결국 실패로 귀착될수 밖에 없었다"며
"김대통령은 6공화국당시 권력의 2인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반란수괴의
조직과 자금으로 대통령에 당선된데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김대통령을
겨냥했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