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우는 요즈음 신바람이 나있다.

다른 종합상사들이 수출이 안돼 "살빼기"등 감량경영에 들어간데 비해
(주)대우는 "세계경영"의 깃발아래 확대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주)대우는 지난 8월말 현재까지 전년동기 대비 40%가까운 수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수출목표도 1백31억달러로 연초계획보다 5억달러 늘려잡았다.

경쟁사들이 수출목표를 하향조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북미시장을 동유럽에 이은 차기 비즈니스 집중지역으로
선정해 집중 공략키로 하고 미국 뉴저지에서 전략회의를 열기도 했다.

강병호사장을 만나 (주)대우가 경기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을
거듭하는 배경과 향후전략에 대해 들어본다.

-(주)대우의 수출은 불경기를 타지않는 것 같은데 무슨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수출품목이 다양한데다 전세계에 2백여개의 거점을 마련하는등
시장다변화에서 앞서있는 때문이라고 봅니다.

수출의 상당부분을 반도체에 의존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우리는 다양한
제품을 골고루 수출하고 있습니다.

세계경기가 나빠진다 해도 모든 품목이나 모든 시장이 한꺼번에 불황을
겪는 것을 아니잖습니까.

품목다양화와 시장다변화를 이루면 어떤 여건변화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는 또 세계각지에 사업장을 벌여놓은 세계경영의 덕도 톡특히
보고있습니다.

우리의 수출중 특히 자동차와 전자부품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중
상당부분은 해외 현지공장에 공급되는 물량입니다"

-증권감독원에 신고된 상반기 실적을 보니까 매출도 그렇지만 채산성
향상이 눈에 두드러지던데요.

"우리는 상반기중 매출 9조1천억원에 4백60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려
종합상사중 가장 높은 경상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철저한 관리혁명의 결과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전산으로 직원 개개인의 코스트를 관리합니다.

직원들이 받을 심리적 충격을 배려해 개인에게는 통보하지 않지만
부서장에게 전달해 코스트다운을 유도하고 있지요"

-내년부터는 미국에도 자동차를 수출키로 했는데 특별한 전략이라도
있습니까.

"현재 미국시장에서의 마케팅전략에 대해 외부용역을 진행중입니다.

또 간부요원들은 이미 발령을 받아 현지 딜러로부터 OJT를 받고 있고요.

주요 공략대상은 대학생입니다.

미국에는 대학생만 8백만명에 달해요.

아직은 구매력이 떨어지지만 이들은 결국 미국사회의 지도층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충분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미주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전략은 어떻게 추진할 생각입니까.

"우선 미주시장에 대한 판매 유통망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입니다.

현재 전자제품의 경우 판매망 구축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고 앞으로
자동차를 포함, 굴삭기 등 중장비와 자동차부품 기계부품 섬유 등 대우가
수출하는 품목 대부분에 대해 판매망 구축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시장은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완제품외에 각종 부품수출도
사업성이 좋습니다.

가령 모터롤라에 핸드폰 충전기를 수출하는 것 등이지요.

앞으로 부품류의 품질을 좀더 향상시켜 이 시장을 집중공략할 계획입니다.

NAFTA MERCOSUR 등 블럭화에 대응해 정보통신분야와 자원개발분야에
대한 신규투자도 검토중이고요"

-대우는 그렇다치고 한국수출은 언제쯤 회복될 것이라고 보시는지.

"근본적으로 임금 지대 금리 등의 고비용구조가 개선되고 기업들의 철저한
합리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세계경기가 좋아지더라도 반짝 호황일뿐 장래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임금의 경우는 단지 임금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생산성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게 문제입니다.

80년대초에 리비아공사 현장에 가보니 독일인 불도저공을 쓰고 있었는데
임금은 높지만 혼자서 불도저 외에도 다른 중장비를 모두 다루더군요.

이에비해 한국인 기능공은 한가지 기능밖에 없어 단위임금은 싸도
전체적인 인건비는 더 들어가는 실정이었습니다.

기능직뿐 아니라 사무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이 경제대국이 된 것은 블루칼라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도 있지만
사무직들이 플래닝과 오퍼레이션을 절묘하게 한 점도 크게 기여했지요"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